하나금융, ‘국민연금 사외이사’ 요청‥김승유 연임 승부수?
하나금융, ‘국민연금 사외이사’ 요청‥김승유 연임 승부수?
  • 김영덕
  • 승인 2012.02.1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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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최초 사외 이사 요청...금융권 ‘예의 주시’



[이지경제=김영덕 기자]하나금융지주가 국민연금에 사외이사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국내 상장사 중에 연기금에 처음으로 사외이사를 요청한 것으로 상당히 이례적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하나금융의 1대 주주로, 발행 주식의 9.3%(2260만 주, 시가 9100억원)을 보유 중에 있다.

 

이와 관련,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12일 “국민연금공단 전광우 이사장을 최근 만나 오는 3월 23일 주주총회에서 새로 선임될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8명의 사외이사 중 3명 정도가 교체될 예정”이라며 “주주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모범적 기업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해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에 사외이사 1명의 추천을 의뢰하게 된 것”이라고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총 일정을 감안할 때 2월 말까지는 후보 추천이 마무리돼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사외이사 후보 추천이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국민연금이 주주 자격으로 먼저 요구한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이 자청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정치권에서는 국민연금 주주권행사 추진과 맞물려 다른 상장사까지 그 여파가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광우 이사장은 “하나금융으로부터 그런 요청을 받았다”며 “실행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앞으로 다른 기업들에도 중요한 선례가 되는 만큼 공정·투명한 절차와 후보 요건 등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진행할 생각”이라며 “그러기엔 시간이 좀 촉박한 편”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에 사외이사 파견이 이뤄질 경우 국민연금이 주식을 대량 보유 중인 다른 금융그룹과 일반 상장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이 1대 주주인 상장사는 하나금융 외에 신한금융(지분율 7.3%)·KB금융(6.8%)·KT(8.5%)·포스코(6.8%)·제일모직(8.6%) 등이다. 또한 국민연금은 하이닉스·현대제철·CJ제일제당·SK케미칼·만도 등 50여 개 기업의 지분을 9% 넘게 갖고 있으며 5% 이상 보유한 종목도 160개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국민연금 관계자는 “아직 소수지만 하나금융 외에도 몇몇 상장사가 사외이사 추천 등 상호협력 방안을 문의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자신의 재임을 위해서 또 다시 승부수를 던진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와 관련해 최근 지지부진한 가운데 정부의 활로를 터주면서 외환은행 인수와 함께 자신의 공적을 쌓는 한편 연임을 위한 장기적인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앞서 김 회장은 9일 오전 정기이사회와 준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성격의 경영발전보상위원회(경발위)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지금도 (사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사임 의지를 밝힌바 있다.

 

일단 시장에서는 이번 하나금융의 사외이사 요청이 어떤 파장을 미칠 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김영덕 rokmc3151@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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