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일가 경영참여 확대…毒 될까 藥 될까
오너일가 경영참여 확대…毒 될까 藥 될까
  • 황병준
  • 승인 2012.03.1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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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오너 2~3세, 3월 주총에서 잇따라 선임 예정


[이지경제=황병준 기자] 국내 대기업 오너 2~3세들이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대거 계열사의 사내이사로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벌가의 지배구조 강화와 후세 경영 차원에서 의도적 사내 이사 선임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최근 그룹 오너 2~3세들이 계열사 여러 곳의 사내이사를 겸직하는 경우 또한 적지 않다. 책임 있는 경영을 위해 한 곳에서 전문적인 능력을 펼쳐야 하지만 여러 곳의 사내이사를 맡아 경영간섭으로 인한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한진그룹, 롯데그룹, SK그룹, 효성, 현대백화점, 농심 등 대기업들이 16~23일 이어지는 주총시즌에 대거 2~3세들을 계열사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현대제철이 16일 주총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선임할 예정이다. 정 부회장이 현대제철 사내이사에 등재되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 6곳의 등기이사로 활동하게 된다. 사실상 그룹 후계자로서 입지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같은 날 대한항공도 주총에서 한진그룹 3세들의 사내이사 선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양호 회장 자녀인 조현아,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가 사내이사로 새롭게 선임될 전망이다. 이들이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되면 대한항공 사내이사 6명 중 4명이 오너 일가로 채워진다.

 

효성도 16일 주총에서 조석래 회장, 조현준 사장, 조현문 부사장 등 총수 부자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4명인 사내이사 중 3명이 총수 일가가 된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날 정지선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 외에 현대그린푸드 회장과 현대쇼핑 이사를 겸하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 지분 약 16.8%, 현대그린푸드 약 12%를 보유한 지배주주 일가로 거래관계에 있는 대표이사를 겸직하는 것은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쇼핑은 23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영자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SKC와 SK케미칼도 이 달 주총에서 최신원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을 각각 사내이사로 다시 선임할 방침이다.

 

농심 역시 16일 주총에서 신춘호 회장의 셋째 아들인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선출할 예정이다.

 

대기업들이 총수 일가를 대거 사내이사로 선임할 방침이 알려지면서 재계에서는 책임경영 강화라는 분석과 족벌경영을 펼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후계자로서 다양한 업무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책임을 갖고 일을 배우라는 의도가 있다”며 “대한항공 등 일부 기업에서는 후계 구도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배주주 일가의 이사회 비중이 높아지면 회사의 이익보다 지배주주의 이해관계를 위한 결정을 내릴 위험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황병준 thesky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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