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SK카드·롯데카드, 연체율 '급등'…카드남발 후유증?
하나SK카드·롯데카드, 연체율 '급등'…카드남발 후유증?
  • 이지하
  • 승인 2012.04.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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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체율 증가폭 '확대', 업계평균 증가폭 크게 웃돌아

[이지경제=이지하 기자] 국내 신용카드사들의 연체율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2009년 말 이후 하락세를 보였던 신용카드 연체율은 은행계 카드사의 잇따른 분사로 인해 카드발급 경쟁이 치열해지고, 저신용자들이 은행권 대출 보다 규제가 덜한 카드대출로 쏠리면서 지난해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하나SK카드와 롯데카드의 경우 지난해 전업계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연체율 증가폭을 기록하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SK카드의 지난해 연체율은 1.96%로 2010년 말(1.06%)에 비해 0.9% 포인트나 급상승했다. 롯데카드도 연체율이 1.96%를 기록, 전년말(1.43%) 대비 0.53% 포인트 증가했다. 다른 경쟁 카드사들의 연체율 증가폭이 0.1~0.2% 포인트 수준인 점에 비추어 볼 때 과도하게 높은 증가폭이다.

 

하나SK카드의 경우 2009년 11월 분사 이후 투자 및 조직 재정비 작업을 마무리하고 SK텔레콤 등 제휴사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상품 출시 및 마케팅 강화 등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전개한 2010년에서 2011년 사이에 연체율이 크게 증가했다. 연체채권액은 2010년 317억원에서 지난해 1629억원으로 5배 넘게 급증했다. 

 

주요 신용카드사들의 연체율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카드를 포함한 7개 전업카드사의 연체율(총채권 기준)은 지난해 말 기준 1.91%로 2010년 말(1.68%) 대비 0.23% 포인트 상승했다. 총채권의 84%를 차지하는 카드채권의 연체율은 1.59%로 전년말(1.42%)에 비해 0.17% 포인트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제2금융권에 대한 차입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저소득계층의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사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주목하고 카드사의 향후 연체율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카드사의 신규카드 발급수, 카드대출액을 억제하는 총량규제를 실시하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일부 회원들의 경우 연체가 발생해 연체율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SK카드와 롯데카드의 경우 지난해 연체율이 크게 증가한 건 사실이지만 연체율 자체가 높지 않기 때문에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카드사에 대해 꾸준히 예의주시하고 있는 만큼 필요할 경우 연체율 감축 목표를 카드사에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연체율 관리를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일부 카드사들의 영업이 신규 카드발급 유혹에 빠지기 쉬운 대학생이나 저신용자에게 집중되면서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의 연체가 늘고, 이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양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금리를 감내하며 카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이용하는 저신용·저소득 가계를 중심으로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의 무분별한 카드발급과 대출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해 특별대책과 종합대책을 잇따라 내놨지만 일부 카드사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신규 회원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올해 카드사들이 금융당국의 요구대로 과도한 외형확대를 자제하고 리스크 관리에 나설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올해 역시 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은 상황에서 저신용자나 저소득자들은 카드사나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며 "은행권 대출억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카드사로 나타나면서 연체율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하 happyj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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