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이지하 기자] 최근 정부가 고금리 대출과 폭력적인 채권추심 등 불법사금융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간 가운데, 캐피탈사들은 여전히 연 30%에 육박하는 고금리 대출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27일 여신금융협회 공시비교시스템에 따르면 롯데 등 11개 캐피탈사의 최근 3개월(지난해 12월~올 2월)간 신규 판매한 대출상품 가운데 연 20~30% 수준의 고금리 대출상품 비중이 앞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 25~30% 미만 고금리 대출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비에스캐피탈로 총 대출량의 95.6%를 차지했다. 한국씨티그룹캐피탈과 롯데캐피탈 역시 90%를 넘어섰다.
특히 롯데캐피탈은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28.5%로 가장 높았다.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이 28.4%, 비에스캐피탈이 26.9%로 뒤를 이었다.
대부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캐피탈사들이 대부업체를 무색케 하는 30%에 가까운 고금리를 받고 있다"며 "최근 금융당국이 같은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는 캐피탈사는 놔두고 대부업체의 대출만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20대 캐피탈 대출 증가…가계부채 대란 '뇌관' 될 수도
문제는 20대 청년층의 캐피탈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 캐피탈사 금리가 최고 연 30%에 육박하는 고금리라는 점에서 일정한 수입원이 없는 젊은층의 캐피탈 대출 급증이 또 다른 가계부채 대란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캐피탈사를 이용한 20대 대출자의 비주택담보대출 평균 보유잔액(이하 1인 기준)은 1022만6000원으로, 전년보다 20.1% 증가했다.
20대 청년층의 캐피탈사 대출 금액은 2009년 851만6000원에서 2010년 960만4000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학자금, 생활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 금리가 높은 캐피탈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신용복지위원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저신용층 대학생의 73.1%가 10%를 초과하는 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 이상 고금리 비중은 34.3%에 달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일정한 소득이 없는 젊은이들이 캐피탈사로 몰리면서 원금은 커녕 대출이자를 갚는데도 허덕이고 있다"며 "저신용의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캐피탈사의 고금리 대출이 부실화 가능성도 큰 만큼 금융권의 연쇄 부실을 막기 위해서라도 캐피탈업계에 대한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실태조사와 함께 추가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하 happyj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