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에 빠진 저축은행, 고객 발길도 '뚝'…산 넘어 산
'적자 늪'에 빠진 저축은행, 고객 발길도 '뚝'…산 넘어 산
  • 이지하
  • 승인 2012.05.1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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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신뢰도 하락 등…저축은행 향후 실적개선 전망도 '암울'



[이지경제=이지하 기자] 저축은행의 실적악화가 거듭되고 있다. 특히 영업정지를 받은 솔로몬·한국저축은행 계열사들은 누적 적자에 시달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18곳(후순위채발행사 또는 상장사)은 분기보고서를 통해 누적 분기실적(2011년 7월~2012년 3월)을 발표했다. 이익을 낸 저축은행은 동부·푸른·HK 등 단 6곳에 불과했고, 나머지 저축은행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진 저축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악화가 두드러졌다.

 

한국저축은행 계열인 진흥저축은행은 1131억원의 누적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지난해 말 8.38%에서 1.22%로 급락했다. 또 다른 계열사인 경기저축은행과 영남저축은행도 각각 599억원, 196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솔로몬저축은행 계열 저축은행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부산솔로몬저축은행의 누적 당기순손실은 354억원에 달했고, 호남솔로몬저축은행 역시 70억원의 누적 순손실을 나타냈다.

 

솔로몬·한국저축은행은 물론 업계 1위로 올라선 현대스위스저축은행도 실적이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계열사인 현대스위스2저축은행은 각각 155억원, 278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으며, 솔로몬저축은행과 한국저축은행도 각각 2881억원, 1957억원의 누적 적자에 시달렸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적자에 허덕이는 것은 장기 침체에 빠진 부동산 시장 때문이다.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시장 활황에 힘입어 지난 2005~2007년 고위험·고수익인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을 급격하게 늘렸으나, 2008년 이후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PF 대출도 대거 부실채권으로 전락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여 향후 PF 대출 자금 회수도 쉽지 않아 보인다"며 "결국 이들 자금이 회수되기 위해선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야 하고, 이에 따라 아파트 담보대출 등 우량대출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 '부실·부정' 이미지에 고객 발길 끊길까 '노심초사'

 

지난해부터 실시된 일련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저축은행업계의 '부실위험'이 지속적으로 부각되면서 향후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업계의 고민거리다.

 

악화된 실적을 만회해야 하는 저축은행들이 기존 고객 이탈과 신규 예금 감소로 인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수익창출 기반이 더욱 약화될 경우 향후 추가적인 수익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저축은행 경영진들의 잇단 배임과 횡령 사건 등이 업계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키우고 있고, 이로 인해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며 "저축은행업계의 부실·부정 꼬리표를 빠른 시일내에 떼어내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수는 지난해부터 빠르게 줄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저축은행 이용과 관련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들어 소비자들의 저축은행 이용경험은 40.4%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축은행을 이용했던 경험자의 36.6%만이 저축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지난 5년 동안(2008년 73.8%, 2009년 70.8%, 2010년 48.8%, 2011년 50.8%) 가장 낮은 보유율로, 저축은행 이용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향후 저축은행을 이용하겠다는 의향 역시 매우 낮은 수준(23.8%)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비이용의 가장 큰 이유로 소비자들은 최근 부실저축은행에 대한 보도가 많아지면서 떨어진 신뢰도(82.9%, 중복응답)라고 답했다.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크게 감소한 데는 지리적 접근성 측면보다 저축은행 부실화로 인해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라며 "최근 실시된 3차 구조조정 영향으로 인해 향후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지하 happyj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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