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휘발유 값 내려갈까?
알뜰주유소 휘발유 값 내려갈까?
  • 서영욱
  • 승인 2012.07.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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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유류세, 고환율 정책으로 어림없는 소리”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알뜰주유소로 휘발유 값이 크게 내려갈 수 있을까.

 

한국주유소협회는 “기름 값 인하 효과가 미비하고 주변 자영 주유소들까지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며 알뜰주유소 정책을 철회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정부에서는 석유 값 안정 효과를 위해 알뜰주유소 확대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높은 유류세와 고환율 정책이 계속되는 한 기름 값이 크게 내려갈 일은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 유류세 인하하면 효과 볼까

 

10만원어치 주유를 하면 그 중 4만6천원은 세금이다. 유류세에는 크게 교통에너지환경세와 교육세, 주행세, 부가가치세 등이 포함되어 있다. 기름값을 내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이 유류세를 인하하는 방법이지만 정부는 세수 감소를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2010년 기준 유류세 세수는 국세 수입의 약 14%인 25조원을 차지했는데 이는 근로소득세 16조원보다 9조원이나 많은 액수이다. 정부가 이 엄청난 돈의 매력에 헤어나오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홍창의 관동대 교수는 “각종 정책으로 재정지출 수요가 많은데 유류세를 낮췄다가 생색도 내지 못하고 세수만 축낼 가능성이 있다. 실제 2008년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10% 내렸지만 기름값 상승이 계속되면서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부가 기름값 인하를 위해 유류세 인하보다 알뜰주유소를 확대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 고환율 정책으로 어림없는 소리

 

2008년 7월 1주의 싱가포르 휘발유 가격은 당시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145.7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격에 맞춰 2주 후인 7월 3주에 주유소가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50.2원을 찍었다. 이때까지의 휘발유 판매가격 사상 가장 높은 숫자였다.

 

4년 후 2012년 3월 1주의 싱가포르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133.26달러. 2주 후인 3월 3주의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2035.27원을 기록했다.

 

국내 유가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휘발유 가격은 사상 최고치보다 배럴당 12.44달러나 낮았으나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85.25원이 더 높았다.

 

원가가 떨어져도 판매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바로 달러 환율 때문이다. 2008년 7월 1주의 달러 환율은 956.35원이었지만 2012년 3월 1주의 달러 환율은 164.35원이 오른 1120.7원이었다.

 

환율이 크게 오르는 바람에 원가가 많이 오르지 않았음에도 판매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고환율 정책은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재정 정책이다. 대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이 정책으로 수출은 늘었지만 중소기업과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 정책으로 유류세를 내려 봐야 효과가 없다고 정부가 판단하고 있다”며 “고환율 정책이 살아있는 한 국내 기름값은 크게 내려갈 수 없다”고 전했다.

 

◆ 알뜰주유소는 어디까지나 미봉책

 

(사)한국주유소협회는 정부의 알뜰주유소 확산 정책을 철회하라며 24일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미비한 기름갑 인하에다 주변 주유소들까지 불황에 빠뜨리는 정부의 알뜰주유소 확산 정책을 철회하라는 것이다.

 

지식경제부가 지난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알뜰주유소는 자영 162개, 도로공사 80개, 농협에 356개 등 총 598개로 집계된다. 이 알뜰주유소의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국대비 약 43원, 지역대비 39원 저렴했고 알뜰주유소가 속한 소재지역의 휘발유 가격은 타 지역보다 4.27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뜰주요소가 도입된 지 7개월이 지난 지금 정부가 애초 내세웠던 리터당 60~100원의 할인 폭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알뜰주유소 외에도 유가 안정을 위해 SK에너지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기존 정유 4사 외에 삼성토탈을 제5의 석유제품 공급자로 시장에 참여시켰다. 석유 시장에 새로운 경쟁사를 추가시켜 유통부문의 다각화를 꾀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삼성토탈이 생산해 내는 휘발유량은 미미하고 정유 산업 마진도 저조해 정부는 더욱 알뜰주유소를 내세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서영욱 syu@ez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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