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이민호 기자]국내 은행들이 부도 등의 위험보다 국제금융시장의 리스크 요인에 대한 민감도가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30일 김명석 한국은행 거시건전성분석국 과장과 문호성 과장은 '한국 은행시스템의 연계성 분석' 보고서를 통해 "개별은행의 부도보다는 리먼 브러더스 파산과 같은 국제 금융시장의 공통 리스크 요인이 은행들의 부도 확률 변화를 초래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이는 국내 금융시스템이 글로벌 금융시장과 통합 정도가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뜻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1년 3월까지 11개 은행의 신용부도스왑(CDS) 스프레드 자료를 토대로 금융기관의 신용위험이 다른 금융기관의 신용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은행시스템의 연계성은 낮은 상태를 유지하다가 리먼 사태 당시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 동안 금융안정지수가 3 근처까지 급속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상반기 중 한 은행의 부도로 인해 3개의 은행이 부도날 수 있다는 것으로 미국이나 유럽의 금융안정지수가 2를 상회하지 않은 것보다 높은 수준이다.
즉, 개별 은행의 부도가 은행시스템 전반에 미치는 리스크는 낮지만 국내 은행부문의 시스템적 리스크는 국내 금융상황보다는 국제 금융상황에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
문호성 과장은 "국내의 어떤 개별은행도 다른 은행의 부도를 초래할 정도의 충격을 발생시키지 못한다"며 "개별은행의 부도에 따른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모든 은행의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BIS)은 8%를 상회한다"고 설명했다.
이민호 lm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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