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 감당 못해 전세 구하러 떠나는 '하우스푸어'의 비애
대출이자 감당 못해 전세 구하러 떠나는 '하우스푸어'의 비애
  • 서영욱
  • 승인 2012.08.0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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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에 투자자들 오피스텔과 원룸 선호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부동산 중계소를 찾아온 김 모 씨의 표정이 밝지 않다. 김 씨는 1억원대의 전셋집을 찾고 있었지만 좀처럼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었었다. 김 씨는 지난해 은행에서 3억원을 빌려 5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구매했지만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늘어나는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이사를 결정했다.

 

부동산 시장이 좋을 때는 주변 아파트가 7억원까지 거래가 됐지만 지금은 4억5000에도 팔리지 않아 대출금을 갚아 나갈수록 손해를 보게 된다. 결국 김 씨는 전세를 준 돈으로 대출금을 갚고 남은 돈으로 집값이 저렴한 곳에서 본인이 살 전셋집을 찾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른 아침부터 집을 구하러 다녔던 김 씨는 저녁이 돼서도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하지 못하고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집은 있지만 과도한 빚 부담으로 빈곤하게 사는 계층, 이른바 ‘하우스푸어’들의 이동이 시작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집이 거래되지 않자 전세를 주고 전세금으로 대출이자를 완납한 후 집 값이 저렴한 쪽에 전세를 구하는 인구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도동의 부동산 중계업자는 “최근 들어 강남에 살던 사람들이 집을 보러 오는 경우가 늘어났다”며 “주변 부동산 중계업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도동뿐만 아니라 화곡동이나 강북 여러 곳에서도 이런 사람들이 최근 많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강남 좋은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이라 이 곳에 와서 쉽게 방을 결정하지 못한다”며 “표정이 어두워 말 조차 붙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내의 재개발 계획이 거의 중단 상태에 들어갔고 추진 중이던 계획들도 대부분 축소·변경되면서 좀처럼 집값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강남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강남 외에도 교육, 교통 여건이 좋은 곳이 여러 곳 생기면서 매리트가 많이 떨어졌다는 의견도 있다.

 

한 부동산 중계업자는 “강남의 집값이 안정세로 돌아서고 재개발된다고 해도 이제는 예전 같은 인기를 모으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며 “부동산 경기의 하락으로 강남은 더 이상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잃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집값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은 시민들이 내집 마련을 주저하고 있고 투자자들의 경우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오피스텔이나 원룸 쪽에 집중하고 있다”며 “한동안 집값이 회복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서영욱 syu@ez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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