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대형마트 휴일 영업재개…전통시장 상인들 시름 가득
서울시내 대형마트 휴일 영업재개…전통시장 상인들 시름 가득
  • 김우성
  • 승인 2012.08.1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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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김우성 기자] 지난 6월 강동구와 송파구에 이어 12일 서울시내 12개 자치구의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일요일 영업을 일제히 재개했다.

이날 광진구 중곡동 '중곡제일 골목시장'. 장을 보기 위해 들른 사람들은 한 동안 휴일 영업을 하지 않던 시장내 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가 문을 연 것을 보고는 그곳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한산한 시장골목과 달리 마트안은 장을 보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사람들은 라면과 유제품 등 공산품뿐 아니라 전통시장에서 살 수 있는 생선과 야채 등도 장바구니에 옮겨 담았다.

휴일 찬거리를 사기 위해 남편과 함께 장을 보러 나온 40대 주부는 마트가 문을 연 것을 보고 시장으로 향하던 발길을 지체없이 돌렸다.

주부 윤모(60·여)씨는 "전통시장에 장을 보러 나왔다가 영업을 하길래 들어왔다"며 "한 곳에서 다양한 상품을 살 수 있어 편리한데다 깨끗하고 시원한 게 마트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법원이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의 '의무 휴업 조례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기가 무섭게 서울 지역 14개 자치구에 있는 대형점포가 심야·휴일 영업을 재개했다.

지난 7일을 기준으로 서울 강서·관악·금천·마포·서대문·중구·강남·광진·동작·서초·양천·영등포구 등 14개 자치구에서 대형마트와 SSM의 심야 영업제한과 의무 휴업 효력이 영업을 재개하면서 전통시장 등 골목 상원의 피해가 불가피하게 됐다.

대형마트와 SSM의 휴일 영업재개 때문인지 손님들이 꾸준히 찾는 마트와 달리 139개 점포가 늘어선 시장 골목은 매우 한산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비줄기가 굵어지면서 드문드문 장을 보던 사람들도 발걸음을 재촉했다.

점심때를 훌쩍 넘겨 한창 장사를 해야할 시간에도 손님이 없는 통에 상인들은 이제나저제나 손님 오기만을 기다리거나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심지어 일찍 문을 닫은 가게도 눈에 띄었다.

상인들에게 대형마트와 SSM이 영업을 재개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하나 같이 격한 반응을 보였다.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김경일(42)씨는 "평일에도 손님을 빼앗기는데 일요일 손님까지 다시 빼앗기게 생겼다"며 "영세한 상인들은 어떻게 하라고 이러는 거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손인찬(56)씨는 "대기업이 소상공인의 영역까지 침범해서는 안 된다"며 "시장 상인들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곡제일 골목시장 상인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태선(58)씨는 "이곳에서 장사한 지도 벌써 35년이 흘렀다. 위치가 좋아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었는데 자양동과 성수동에 이마트가 들어서면서 손님이 줄기 시작했다"며 "대형마트는 유통마진으로 장난을 치기 때문에 시장 상인들이 타격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과 더불어 100~200평 규모의 슈퍼까지 곳곳에 생기다 보니 시장 상인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며 "시장 상인들이 대형마트·SSM과 경쟁을 해야만 하다 보니 매출뿐만 아니라 마진도 줄어 이래저래 상인들은 힘든 상황"이라고 걱정스러워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시장 주변에 우후죽순 생겨난 대형마트와 SSM들이 골목상권을 싹쓸이 해서는 안 된다"며 상생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마트 측은 휴일 영업 재개로 인해 전통시장이 피해를 본다는 상인들의 주장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마트 관계자는 "우리 매장에서 판매되는 상품 대부분이 공산품이기 때문에 시장 매출에 크게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각 자치구에서 법원이 지적한 조례의 절차상 문제를 보완한 개정안을 이르면 9월께 재의결할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전통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우성 k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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