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서영욱 기자] 우리나라가 선진 터널기술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은 지난 1일 경기도 이천 동아지질 공장에서 국토부 건설교통연구개발사업의 성과로 개발한 TBM의 커터헤드 시연회를 가졌다.
TBM 커터헤드 제작기술은 독일, 일본, 미국 등 세계 6개국에서만 보유하고 있는 기술로,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12월 기술개발을 시작해 세계에서 7번째로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다.
이날 시연회에 참석한 이화순 국토해양부 기술안전정책관은 “핵심기술을 가지고 있을 때 해외에 나가서 국부를 창출할 수 있다”며 “국내 기술에 의한 TBM 커터헤드 제작 기술 확보는 선진 터널 기술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붕 건설교통기술평가원장도 “우리나라는 건설 기술 수준에 비해 TBM 기술 개발 수준은 늦은감이 있었다”며 “이번 TBM 핵심 기술 개발을 시작으로 2015년부터는 세계 기술을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기존의 발파공사에 비해 안전하고 소음이 적어, 도심지 교통터널 공사의 약 80%를 TBM으로 시공하고 있지만, 국내 터널공사의 경우 경제성 등의 문제로 TBM공법을 사용하는 공사는 1%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 TBM 관련 기술수준은 선진국 대비 60~70% 이하로 평가받고 있다. TBM을 특정현장에서 활용한 뒤 지반의 특성이 다른 터널공사현장에 사용을 하고자 할 경우, TBM 특히 커터헤드를 국내에서 설계?제작할 수 없어 TBM을 재활용하는 데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TBM터널연구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TBM 커터헤드, 고성능 디스크커터 및 세그먼트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 고가의 TBM이 재활용될 수 있도록 개발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단은 커터헤드 외에도 세그먼트 라이닝의 두께를 20% 줄이고 철근 사용량을 최소화해 발파굴착공법(나틈공법)에 비해 낮게 평가되고 있는 쉴드TBM공법의 경제성을 향상시켰다. 또한 공사 중 문제 발생을 사전에 예측하고 최소화하는 TBM 작업 리스크 관리 기술 및 TBM의 재활용도 향상을 위한 표준단면 제시 등에 대해서도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TBM터널연구단의 배규진 단장은 “쉴드터널 공사비의 10% 이상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며 “전 세계적으로 확장 가능성이 높은 대규모 TBM터널 사업에 국내 기업이 뛰어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영욱 syu@ez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