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값이 폭등했다. 4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해 전세난이 극심해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강남 고가 전세 아파트에서 시작된 전세금 상승세가 서민들의 보금자리인 소형 아파트, 다가구 주택 등으로 확산된다는 것이다.
13일 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의 평균 전세가격은 지난해 말보다 4.9% 상승했다. 서울이 3.7%(강북 2.9%, 강남 4.3%) 오른 것을 비롯해 인천과 경기도 각각 3.8%, 3.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를 의미하는 전세가율도 4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은 55.7%로 지난 2006년 10월(56.6%) 이후 4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아파트 값이 1000만원일 때 전셋값은 557만원이라는 것으로 수치가 높아질수록 가격 차이가 줄어든다.
전세가율은 12월 말 기준 ▲1998년 50.8% ▲1999년 59.4% ▲2000년 65.7% ▲2001년 68.9% ▲2002년 65.3% 등으로 치솟으면서 아파트 값 폭등의 원인이 됐다. 서울은 지난 2001년 12월 63.4%로 정점을 찍은 뒤 2008~2009년 40%를 밑돌았으나, 지난달 42.6%로 2007년 10월 42.7%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반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국 평균 1% 오르는데 그쳤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매매가는 ▲서울 -2%(강북 2.3%, 강남 1.7%) ▲인천 -2.4% ▲경기 -3.2% 등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신혼부부 등 전세를 필요로 하는 수요가 대부분 소형에 몰려 있는데 수도권 미분양 물량 중 71.4%가 대형일 정도로 물량이 부족하다”며 “8·29 대책 등을 내놨음에도 주택구입에 대한 확신이 없어 전세금을 올려주더라도 재계약한 뒤 시장을 관망하자는 실수요자가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봄내 kbn@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