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는 누구 품으로?
KAI는 누구 품으로?
  • 이승훈
  • 승인 2012.11.2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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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한공·현대중공업 ‘각축’···내달 3일 결론날 듯



[이지경제=이승훈 기자]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작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오래전부터 KAI 인수에 공을 들여온 대한한공과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사업다각화를 노리는 현대중공업이 깜짝 등장하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999년 출범한 KAI는 공군 조종사 훈련기로 운용 중인 KT-1, 최초의 초음속 항공기 T-50 등은 물론 아리랑 위성체 조립, 항공기 수출 등 국내 유일의 항공완제기 생산업체로, 지난해 매출액 1조2861억원과 영업이익 1056억원을 기록할 만큼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대한항공은 2004년 KAI지분 매각 논의가 있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나서서 인수를 추진했으나 본 계약 체결 단계에서 무산됐다. 이후 2006년과 2009년에도 협상을 벌였지만 인수의 뜻을 이루진 못했다.

 

대한항공은 3차례의 실패를 경험 삼아, KAI인수로 통해 항공기우주산업을 지속적·안정적으로 성장시켜 항공우주산업의 최고가 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동안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본부는 B787 등 민항기 구조물 제작, 한국군 및 미군 전용기 정비, 자사 및 외국 항공사 항공기를 정비 등을 비롯해 항공기 구조물 제조 능력을 미국 보잉사와 에어포스로부터 인정받으며 실력을 쌓았다.

 

최근에는 무인기 개발과 위성 사업 등 항공우주제조 사업까지 분야는 넓혔으며, 부산시와 부산 테크센터 인근 23만㎡ 규모의 제2테크센터를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하며 분위기를 한층 높이고 있다.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KAI는 방산·완제기 생산을, 대한항공 테크센터는 구조물과 복합재 생산 등의 특성이 달라 통합 경영보다는 현대와 기아차의 사례처럼 서로 경쟁하면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KAI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매출액 약 6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의 가세로 대한한공은 큰 장애물을 만났다. 현대중공업은 2차 입찰 마감 시한인 지난 9월 27일 마감 30분 전 KAI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서를 제출했다. 당시 1차 입찰결과 오직 대한항공 한 곳만 참여의사를 밝혀 2차 연장 입찰 이후 KAI의 인수주체가 대한항공이 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조선 부문, 유전·가스전 개발을 위한 해양 플랜트, 발전·화공플랜트 등을 주요사업부문으로, 항공우주 분야와는 별다른 인연이 없는 현대중공업의 참여는 유효경쟁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의문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KAI 인수를 통해 사업 분야를 넓히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반박했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배에 사용되는 스팀터빈과 하늘을 나는 항공기의 가스터빈은 형식만 다르지 기본적으로 역량이 유관한 사업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KAI 인수도 경기변동에 민감한 조선업 비중을 낮추려는 의지가 담겨져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항공우주와 선박 등은 당연히 다르지만 같은 제조업으로 중공업에 다 속해있다”며 “KAI 인수 검토는 갑작스럽게 진행된 것이 아니며 현대중공업은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오래전부터 항공·우주산업을 검토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KAI 입찰이 사측의 사업발전 계획과 상당히 부합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인수전에 참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KAI 인수는 KAI의 자료 미비와 KAI노조의 방해 활동 등으로 예비실사가 29일까지 연장됐으며, 30일 본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본 입찰 결과는 12월 3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승훈 lsh@ez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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