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뉴타운 ‘2억 할인’ 외면받는 이유 있다
은평뉴타운 ‘2억 할인’ 외면받는 이유 있다
  • 서영욱
  • 승인 2012.12.0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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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납해야 최대 2억 받을 수 있어, 전세만 북적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서울시가 은평뉴타운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최대 2억원 할인을 제시했음에도 분양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SH공사에 따르면 은평뉴타운 미분양 614가구 중 351가구가 소진돼 계약이 50%를 넘어섰다. 그러나 300여 가구 중 10% 이하인 25가구만 분양을 받는데 그쳤다. 분양 첫날인 지난 20일 하루 동안 24가구가 계약했으며, 그 이후 단 1가구만 분양이 이뤄진 것이다. 나머지는 '분양 조건부 전세' 계약이다.

 

실제로 2억원의 혜택을 받으려면 금액을 일시불로 지급해야 한다. 일시불의 경우 전용 101㎡형은 5,660만원, 전용 134㎡형은 1억2,000만원~1억5,000만원, 전용 166㎡형이 1억7,000만원~2억1,000만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6억원~10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일시불로 지급할 수 있는 수요자들이 많지가 않다는 것이다. 현재 미분양 주택의 집값은 134㎡형이 6억7000만~8억6,000만원, 166㎡형 8억1,000만~10억7,000만원이다.

 

현지 공인중계업자는 “현금으로 6억원~10억원을 낼 수 있는 자산가들이 굳이 인프라가 부실한 은평뉴타운으로 이사를 할 이유가 있겠느냐”며 “추가 가격하락도 우려되고 있어 투자자들도 꺼려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일시납 잔금유예 분양계약자나 할부납 분양 계약자는 각각 101㎡형이 1,000만원, 134㎡형은 3,800만원, 166㎡형은 5,000만원 할인에 그치고 있어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분양 의무가 없는 ‘분양 조건부 전세’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이 조건은 전세기간이 끝난 뒤 분양을 받지 않아도 위약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은평뉴타운 입주민들과 인근 주민들은 “실제 미분양은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전세 입주자만 들어오는데, ‘2억원 할인’만 요란하게 광고해 집값만 더 떨어지게 됐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인프라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은평뉴타운 지역은 서울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과 몇몇 버스 외엔 대중교통이 열악하고 지구를 관통하는 통일로는 일산, 파주 일대에서 밀려오는 차량으로 상습 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입주를 시작한 고양 삼송지구에 이어 원흥지구, 지축지구까지 줄줄이 입주하면 교통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통일로의 대체도로로 계획된 은평새길도 아직 착공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총채적인 난국에 빠졌다.

 

교통뿐 아니라 편의시설도 부족해 은평뉴타운 주민들은 차로 10분 거리인 불광동이나 연신내역 일대 상권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미분양 해결을 위해서는 일단 빈집에 전세 입주자라도 들어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빈집이 들어차면 인근 상가도 활성화 돼 설령 2~4년 뒤 전세 입주자가 떠나더라도 추가 분양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욱 syu@ez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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