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대선주자 공약해부 ⑤ 정치쇄신안
<연속기획> 대선주자 공약해부 ⑤ 정치쇄신안
  • 김명재
  • 승인 2012.12.1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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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뉴스=정치팀]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대선주자들이 치열한 대권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상대를 이겨야 웃을 수 있는 레이스에서 최후에 웃게 될 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야 각 정당의 경선 이전부터 대선예비주자들을 철저히 검증해 온 <일요시사>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전격 사퇴로 여야의 대선후보로 압축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면면을 검증한다. 이번 호에서는 스물다섯 번째 순서로 그들의 '정치쇄신안'을 살펴봤다.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정치권의 비리스캔들과 도를 넘은 특권 남용. 비록 중도사퇴 하긴 했지만 이번 대선에 불어 닥친 안철수 바람은 이 같은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뿌리 깊은 불신으로부터 시작됐다. 때문에 정치쇄신은 다가오는 대선의 최대 이슈로 급부상하게 됐다. 그렇다면 여야의 각 후보별 정치쇄신안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박근혜 <4가지 핵심과제>
"국민이 원하면 개헌도 추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내세운 정치쇄신안의 핵심과제는 ▲정당 개혁 ▲국회 개혁 ▲민주적 국정 운영 ▲깨끗한 정부 등 네 가지다. 박 후보는 정치쇄신안을 발표하며 "잘못된 정치야말로 국민 행복을 가로막는 걸림돌인 만큼 잘못된 제도와 관행 모두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박 후보가 제시한 '정당 개혁'의 핵심은 공천 개혁이다. 박 후보는 "그동안 각 정당이 상향식 공천을 도입했지만, 제대로 실천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며 상향식 공천을 제대로 정착시키기 위해 국회의원 후보 선출 시 여야 동시 국민 참여경선을 법제화하고, 비례대표 후보 공천 시 밀실공천을 근절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밀실공천 근절

아울러 박 후보는 "각 정당의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이 늦어지면서 정책선거가 실종되고 유권자들의 선택권이 침해받고 있다"며 "정당 국회의원 후보는 선거일 2개월 전, 대통령후보는 선거일 4개월 전까지 확정할 것을 법으로 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각 정당의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는 2월까지, 대선후보는 8월까지 확정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박 후보는 ▲기초지방자치단체장 및 기초의회 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 ▲부정부패에 따른 재보궐선거가 발생할 경우 원인제공자가 비용 부담 ▲공천 관련 금품 수수자에 대한 30배 과태료 부과 및 20년간 공무담임권 제한 ▲정치자금 관련자료 공개기간 4년으로 연장 등을 쇄신안에 포함시켰다.

두 번째 '국회 개혁'과 관련해선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하고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제한 및 불체포특권 폐지 등을 제안했다. 박 후보는 국회 윤리특위를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하고, 의원 징계 등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을 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의원들이 물의를 빚어 윤리특위에 회부되더라도 동료의원들이 징계수위를 최종 결정하면서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제기돼온 사실을 염두에 둔 조치다. 또 박 후보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상설화해 상시적인 예결산 심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 번째 '민주적 국정 운영'을 실현시키기 위한 방안으로는 대통령의 제왕적인 권력구조를 분산시키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박 후보는 사문화돼 있는 국무총리의 국무총리 제청권을 보장하고, 장관에게도 부처 및 산하기관장 인사권을 보장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인사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탕평인사 원칙 ▲공직 임용 시 공평 대우 보장을 위한 기회균등위원회 설치 등의 구체적 실천과제도 제시했다.

덧붙여 박 후보는 "대통령은 국회를 존중하고 여당은 물론 야당들과도 소통해야 한다"면서 행정부 수반 자격으로 매년 정기국회에서의 대통령 연설을 정례화하겠다고 말했다.

네 번째 '깨끗한 정부' 실현을 위해선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들의 비리·부패 근절을 위한 '특별 감찰관제'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를 위한 '상설특별검사제' 도입이 추진된다.

특별 감찰관은 독립성 보장을 위해 국회의 추천을 받으며, 자체 조사권도 갖게 할 계획이다. 박 후보는 "공무원의 직무수행과 관련된 사익추구는 철저히 금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공무원 비리 척결

한편 박 후보는 이 같은 네 가지 정치쇄신안 외에도 이번 대선정국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개헌 문제에 관한 자신의 입장도 밝혔다. 박 후보는 "제시한 과제들은 대통령의 의지로 가능한 것도 있지만, 법률은 물론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 것도 있다"면서 "집권 후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국민의 생존권적 기본권 강화 등을 포함한 여러 과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해 국민 삶에 도움이 되는 개헌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새정치 공동선언>
"새정치로 새로운 대한민국 연다"

지난 23일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한 백의종군을 전격적으로 선언하면서 야권의 단일후보는 사실상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로 결정됐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는 이미 지난 18일 정치쇄신안의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새정치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정책연대에 합의한 바 있다. 따라서 문 후보의 정치쇄신안은 새정치 공동선언문에 기초하고 있다. 양 후보는 당시 선언문을 통해 "대한민국은 현재 거대한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며 "낡은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정치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적 국정운영

이번 선언문은 ▲새로운 리더십과 새로운 국정운영 방식으로 소통과 협치의 시대 ▲철저한 정치혁신으로 기득권을 내려놓고 생산적 정치, 깨끗한 정부 ▲과감한 정당 혁신으로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연대 등 네 가지 합의로 요약된다.

우선 첫 번째로 소통과 협치의 시대를 강조한 두 후보는 권위주의적이고 일방적인 국정운영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정치적 협의가 중요한 경제민주화, 일자리 및 비정규직 문제 해결, 복지의 확대, 남북 평화와 협력, 정치개혁 등 5대 국정 현안에 대해서는 여야정 국정협의회 상설화라는 새로운 국정운영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 필요할 때마다 대통령이 국회에 직접 나가서 국정 현안을 설명하고, 청와대로 국회와 정당의 지도자들을 정례적으로 초청해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는 새로운 대통령상을 실천하겠다는 내용도 선언문에 담았다.

총리 인사권 보장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인사제청권과 해임건의권도 확고하게 보장하기로 했다. 문 후보는 "대통령의 인사권 남용이나 부당한 권력형 인사개입을 용인하지 않으며 선거를 도와주었다는 이유만으로 공직을 나누지 않겠다"고 밝혔다. "기득권과 연고가 아닌 도덕성과 능력, 업무적합성을 기준으로 지역과 정파를 가리지 않고 인재를 등용한다"는 내용도 넣었다.

두 번째 생산적 정치, 깨끗한 정부를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는 부정부패와 비리 전력이 있는 인사는 고위직 임용이 불가능하도록 하고 공직자의 유관 기업 취업제한제도를 강화하는 한편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도 근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검찰, 국세청, 감사원 등 권력기관의 권력 사유화와 남용, 그리고 정치 개입을 철저히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영리목적의 겸직은 모두 금지하며 헌정회의 국회의원 연금제도는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국회윤리특별위원회 산하에는 시민제소위원회를 설치하고, 윤리특위의 징계안 결정은 일정한 시한 내에 반드시 본회의에 상정, 처리하도록 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는 전원 이해관계가 없는 민간 전문가로 구성하며 본회의는 위원회의 결정을 수정 없이 수용하도록 하며, 국회의원 세비는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가칭)국회의원세비심의회를 거쳐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된 의원정수 축소에 대해서는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하고 지역구를 줄이는 과정에서 의원정수를 조정하겠다는데 합의했다. 이 밖에도 양 후보는 상시 국정감사제도와 각종 기금의 회계를 철저하게 점검하기 위한 (가칭)회계감사처 설치 등을 약속했다.

권력남용 방지

세 번째는 정당 혁신을 위한 방안이다. 문 후보는 "기성 정당은 중앙당 중심의 권한 집중, 인물과 계파 중심의 줄세우기, 국민과의 소통 부족, 그리고 현장과 유리된 정치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며 정당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비대한 중앙당의 권한과 기구를 축소하고 당의 분권화, 정책정당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당의 의사결정이 민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며 강제적 당론을 지양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제도도 합리적으로 정비하며 현행 정당국고보조금은 축소하되 정당의 정책연구소를 독립기구화하여 지원을 더욱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기초의회 의원의 정당 공천제도는 폐지하되, 여성의 기초의회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비례대표제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세부사항은 충돌

한편 문 후보와 안 전 후보는 새정치 공동선언을 통해 정치쇄신안에 대한 정책연대에 합의하긴 했지만 '국회의원 정수 조정' 등 일부 사항은 이견을 나타냈었다. 국회의원 정수 조정에 대해서 문 후보 측은 '현상유지'를 주장한 반면, 안 전 후보 측은 '축소'를 주장했었다. 결국 양 후보는 협상문에 "의원정수를 조정하겠다"는 표현으로 정리해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에 안 전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국회의원 정수 조정은 문 후보의 공약에 따라 현상유지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정수는 유지하는 대신 비례대표를 확대하고 지역구의 축소를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문 후보는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을 기득권 타파의 해결책으로 보고 있다.

비례대표를 권역별로 배당해 전문정치인이 아닌, 정당이 추천하는 연령별·직능별 전문가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의석분포는 지역구 200석·비례대표 100석으로 개편하겠다고 했다. 현행 54석인 비례대표 의석을 두 배 정도 늘린 것이다.

이 밖에도 안 전 후보는 정당의 국고보조금을 50%정도로 축소하자는 입장이었지만 이 역시 문 후보의 공약대로 정당의 국고보조금 30%를 정책분야에 쓰도록 원칙을 정하고 정책연구원을 공약기구화 하는 것으로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문 후보의 새 정치 구상은 '정치개혁'과 '반부패'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문 후보가 내놓은 정치쇄신안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쇄신안들과 너무나 닮아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결국 노무현을 넘어서지는 못했다는 비판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문 후보의 '추진력'이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끝내 이루지 못했던 정치쇄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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