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상권 '야금야금' 이번엔 '드럭스토어' ?
동네상권 '야금야금' 이번엔 '드럭스토어' ?
  • 남라다
  • 승인 2012.12.1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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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에서 생필품까지 판매…편법 운영에 동네상권 침해 우려


[이지경제=남라다 기자]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로 중소상인과의 마찰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또 대기업들이 정부 규제를 상대적으로 덜 받는 '드럭스토어'를 앞다퉈 개점해 동네상권이 위협을 받고 있다.


드럭스토어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및 화장품ㆍ건강보조식품ㆍ음료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일컫는다.


초기 화장품과 의약품만을 판매했던 것을 생활필수품까지 늘려 백화점식 운영을 하고 있으나 이를 규제할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정부의 규제와 압박을 받는 것에 비해 대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개점이 자유로운 드럭스토어 시장으로 앞다퉈 진출하고 있어 다시 동네상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 대기업 너도나도 진출 러시...CJ, 신세계 이어 롯데까지

 

서울 명동과 강남, 홍대 주변 위주로 진출을 꾀하고 있는 드럭스토어는 인근 편의점 수와 맞먹을 정도로 진출하고 있다.

 

현재 명동 주변에 개점한 드럭스토어 수는 현재 CJ올리브영 4개와 신세계 ‘분스’ 1개로 총 5개가 운영중이다. 이는 그 주변에 위치한 편의점 수 5개와 맞먹는 수준이다. 드럭스토어는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마구잡이식 확장을 하고 있어 주변 약국, 슈퍼의 시름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또 중소슈퍼와 편의점의 경우 매장 크기가 150㎡ 안팎인 것에 비해 드럭스토어는 SSM에 버금가는 300㎡ 이상 점포들로 구성돼 있다.

 

CJ올리브영과 신세계 분스, 카페베네 디셈버24, 농심 메가마트의 판도라에 이어 롯데까지 드럭스토어 진출이 점쳐지고 있어 치열한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드럭스토어시장을 두고 경쟁이 격화되면서 영토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아 골목상권 침해는 더 심화될 전망이다.

 

CJ올리브영은 2009년 71개였던 점포수를 지난해 152개, 올해 224개로 크게 늘리며 선도업체로서 입지를 확고히 굳혀가고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직영점만으로 91개 매장을 꾸렸지만 그 해 하반기부터 가맹사업으로 전환하면서 점포수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152개였던 점포수가 올 9월말 기준으로 224개 점포로 급성장했다.

 

코오롱웰케어에서 운영하는 더블유스토어 역시 지난 2009년 35개에 그쳤던 점포수가 올해 현재 가맹점과 직영점을 합쳐 110곳으로 크게 늘었다. 코오롱웰케어는 올 연말까지 점포수를 120개로 늘릴 계획이다.

 

직영점만 운영하는 GS왓슨스도 2009년 23개였던 점포수가 2012년 11월 현재 총 73개로 증가했다. 세 회사 모두 3년 새 점포수가 3배 이상으로 늘어날 정도로 고속 성장을 했다. 

 

국내 드럭스토어 시장 규모는 지난 2008년 1,136억원에서 지난해 약 3,000억원 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올해 일반의약품과 의약외품에 대한 소매점 판매 규제가 완화된 것에 힘입어 시장 규모가 6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이야? 약국이야?...매출에 혈안돼 골목상권 침해 ‘심각’

 

드럭스토어들이 영업이익을 늘리기 위해 편법적으로 백화점식 운영을 해오고 있어 인근 상권을 침해하고 있다.

 

드럭스토어는 도입 초기 당시만 해도 약국과 미용용품의 결합이라는 익숙치 않은 사업 형태에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수도권과 대도시의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키워 나가면서 판매품목을 생활 필수품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약보다 생필품 비중이 높아지면서 인근 약국과 슈퍼마켓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는 상황이다. 

 

슈퍼마켓협동조합 관계자는 “드럭스토어 사업 형태가 편법적이다. 약국인지, 슈퍼마켓인지 헷갈릴 정도다”면서 “인근 슈퍼마켓 상인들의 피해가 심각하다. 기업들은 자신들의 이익에만 급급해 인근 상권 침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실제 드럭스토어는 건강보조식품, 화장품, 생필품에 이어 해외 사탕 등 과자류 까지 판매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의 매장별 매출 비중은 화장품 등의 뷰티케어 50%, 구강·헤어 등 퍼스널케어 20%, 식음료품 15%, 비타민 등 헬스케어 15% 등으로 알려졌다.

 

무분별한 점포 확장과 편법적인 운영에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드럭스토어는 대형마트나 SSM, 편의점과 같은 전통적인 유통업체의 분류에 들지 않아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며 “매장 구성 품목을 점점 생필품이나 식음료로 늘려 편의점과 슈퍼의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드럭스토어도 대형마트나 SSM, 편의점 등과 같이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신규개점 거래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권익센터 국장은 “드럭스토어 역시 편의점처럼 전통적 형태의 매장에서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매장으로 변질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가맹사업법 개정 등 대기업의 골목 상권 침해 행위를 적극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J올리브영 측은 “외국의 경우에는 드럭스토어가 의약품과 더불어 일용잡화와 식료품 등을 함께 판매하는 신규 유통 채널로 자리매김 했다”며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내고 있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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