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서영욱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첫 장기전세주택 공급 물량이 인근 지역에서 공급된 서울도시공사(SH)의 장기전세(시프트)보다 최고 72% 이상 비싸게 책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부동산써브가 지난달 31일 입주자모집공고를 발표한 LH의 장기전세주택의 강남권 사업장 전세보증금을 조사한 결과, 같은 해 SH가 인근에서 공급한 장기전세(시프트)보다 전세보증금이 최고 72.2%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LH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놓은 첫 장기전세주택의 전세보증금 가격은 전용 59㎡ 기준으로 서울강남A5블록 1억9,800만원, 서울서초A3블록 1억8,960만원이다.
문제는 이번 LH공급 사업장 바로 인근에서 SH공사가 같은 유형의 장기전세(시프트)주택을 1억원 대 초반에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LH가 발표한 입주자 모집공고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자곡동, 세곡동 일원의 서울강남A5블록 장기전세주택 전용 59㎡의 전세보증금은 1억9,800만원이다. 같은 해 SH공사가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가주택으로 공급한 강남구 세곡동‘세곡리엔파크’2단지와 3단지 시프트의 전용 59㎡의 전세보증금은 1억1,919만원~1억2,658만원이다. LH의 서울강남A5블록과 SH의 세곡지구(세곡리엔파크 2~3단지)는 반경 1.5km 이내로 도보로 약 20분 거리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서울서초A3블록에서 공급되는 LH 장기전세주택 물량은 양재대로를 사이로 SH공사의 장기전세주택 ‘서초네이처힐’단지와 마주보고 있다. 입지상 반경 500m 이내 거리로 도보 5분~10분 거리에 불과하지만, 임대보증금은 전용면적 59㎡ 기준으로 LH는 1억8,960만원, SH는 1억1,012만원~1억3,313만원으로 최고 72.2% 높은 금액이 책정됐다.
전용59㎡ 장기전세의 입주(당첨) 가능한 소득제한의 경우 SH는 3인 이하 가구 기준으로 월평균 297만4,030원 이하인 반면, LH는 424만8,619원이하로 높은 편이다.
나인성 부동산써브 팀장은 “최근 몇 년 간 전월세 가격 급등으로 임대차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비슷한 입지의 SH공사 장기전세(시프트)주택보다 72%이상 비싼 가격이 책정된 점은 LH의 공공성 등을 감안하면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라며 “이번 LH의 임대주택 가격 책정여파가 향후 LH는 물론 SH 등 공공이 공급하는 임대주택의 임차료 인상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에 LH 관계자는 “SH의 경우 국민임대 단지로 출발해 주변시세의 50~60% 수준에서 30년 임대를 기준으로 보증금과 임대료를 받도록 한 부분이 전액 보증금으로 전환된 것”이라며 “LH가 공급하는 보금자리 장기전세주택은 법적으로 시세 80%를 받도록 정해져 있어 애초 국민임대 주택과 개념이 다르다”고 해명했다.
한편 LH의 첫 장기전세주택 공급지역은 서울강남 A5블록(370가구)과 서울서초 A3블록(250가구), 고양원흥 A3블록(384가구)으로, 오는 1월 28일부터 신청접수가 시작되며 당첨자는 최장 20년간 전세로 거주할 수 있는 공공 장기전세주택이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