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은퇴식…화려한 축제 한마당
양준혁 은퇴식…화려한 축제 한마당
  • 인터넷 뉴스팀
  • 승인 2010.09.2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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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 눈물 "너무 행복했다. 팬들에게 감사하다"

양준혁(41.삼성)이 프로야구 29년 역사에서 수없이 명멸해 간 은퇴 선수 가운데 가장 화려하고 성대한 은퇴경기를 치렀다.

 

포스트시즌 경기를 방불케 하는 뜨거운 열기가 달구벌 곳곳에서 뿜어나온 가운데 양준혁이 중심에 섰다. 올해 17번째 만원 관중을 달성한 대구구장에는 이날은 오직 양준혁을 위해 팬들이 몰려들었다.

 

경기가 끝나고 빗줄기가 흩날리면서 양준혁의 두 뺨에도 감격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경기 전부터 인산인해

 

전날부터 텐트를 치고 현장판매분 3천장의 입장권을 사고자 팬들은 일찍부터 대구구장에 장사진을 이뤘다. 예매표 7천장이 일찌감치 다 팔린 가운데 현장 판매표도 2시55분 동났다.

 

삼성은 양준혁 은퇴 경기를 기념하는 손수건을 제작해 입장 관중 전원에게 돌리는 등 특별한 날을 위해 1억원을 아낌없이 투자했다.

 

삼성은 선수 생활 18년 중 원치 않는 트레이드로 해태와 LG에서 뛰었던 3년을 빼고 15년을 라이온즈에서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 양준혁을 떠나보내고자 '몸속에 파란 피가 흐른다'는 뜻에서 이날 슬로건을 '블루 블러드 인 넘버 10 양준혁'으로 잡고 분위기를 확실히 띄웠다.

 

경기 직전 영화배우 장동건을 비롯해 양준혁과 인연이 있는 연예인들의 축하 메시지가 전광판을 타고 흘렀다.

특히 양준혁이 트위터를 통해 좋아한다고 밝힌 탤런트 한효주는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 트위터로 친구하자"고 말해 양준혁을 미소 짓게 했다.

 

진갑용, 안지만 등 팀 후배들이 한 스튜디오에서 양준혁에게 바치는 헌정노래 '위풍당당'을 녹음하는 장면이 뒤를 이었고 지금의 양준혁을 만든 아버지 양철식씨가 멋지게 시구를 하고 시타자였던 아들을 뜨겁게 끌어안았다.

 

◇사랑해요 '위풍당당 양준혁'

 

5회말 끝나고 진행된 공식 은퇴식에는 내로라하는 지역 인사들이 모두 참석해 양준혁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김응용 삼성 사장은 이날 입장 수입 3천만원 전액을 양준혁에게 맡겼다. 양준혁은 뜻있는 기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유영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김범일 대구시장, 이수빈 삼성 구단주는 각각 공로패를 줬고 영남대 선후배로 양준혁과 형님, 동생 사이로 지내는 주호영 전 특임장관도 자리를 빛냈다.

그밖에 매일신문과 영남일보, 대구 MBC도 이례적으로 사장들이 모두 참석, 은막 뒤로 사라지는 양준혁에게 금일봉과 꽃다발을 전달하는 등 대구가 낳은 걸출한 스타에게 경의를 표했다.

 

경기가 끝난 뒤 본격적인 은퇴 행사가 이어졌다.

 

대형 리무진을 타고 대구구장 오른쪽 외야에서 손을 흔들며 구장에 들어선 양준혁은 그라운드 한가운데 설치된 개선문을 지나 단상 중앙에 섰다.

 

친분있는 강신성일 전 국회의원, 주 전 특임장관, 가수 출신 사업가 김태욱씨 등과 일일이 포옹하던 양준혁은 사촌형인 양일환 삼성 투수코치와 포옹하면서 참았던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자랑스럽게 아들을 바라보던 아버지 양철식씨의 눈가에도 이슬이 고였다.

 

조명탑이 꺼지고 영구결번 지정식이 되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삼성의 영구결번은 2003년 이만수 SK 수석코치(22번)에 이어 양준혁의 10번이 두 번째다.

 

양준혁을 향한 한 줄기 조명만 비친 채 관중석은 주황색 불빛 행렬을 이루며 숙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광판을 통해 양준혁을 보내는 송시가 방영됐고 직접 마이크를 잡은 양준혁은 고별사를 통해 팬들에게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 야구선수로서 너무 행복했고 물론 모든 스포츠에서 다 그렇듯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그 힘들었던 순간조차 내겐 행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더 뛰어야 하지 않느냐, 더 뛰고 싶지 않느냐 물으실 때 저 역시 더 뛰고 싶은 맘이 있었다. 야구는 내 모든 것이다. 그러나 벤치를 지키며 선수 생활을 연장하기보다 팬 여러분에게 좋게 기억될 때 미련없이 떠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에서 데뷔했고 이제 오늘 고향 품에서 떠날 수 있어 더욱 감사하고 행복하다. 이제부터 프로야구 선수 양준혁이 아닌 인간 양준혁으로 새 인생을 향해 또 다른 출발을 한다. 어떤 항로가 펼쳐질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그동안 내게 베풀어준 사랑과 성원을 대한민국 야구 후배들에게 나눠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준혁은 김재하 삼성 부사장에게 유니폼을 반납한 뒤 경기장에 울려퍼지는 '석별의 정'에 맞춰 직접 걸어서 야구장을 돌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녹색 그라운드를 돌아 홈에서 '양준혁' 이름 석 자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도열하고 있던 후배들로부터 헹가래를 받은 양준혁은 후배들을 일일이 껴안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하늘에는 오색 찬란한 폭죽이 터져 양준혁의 앞날을 축복했다.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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