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신관식 기자] 대출을 포함한 가계빚이 사상 최대치인 96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다만 전체 가계빛 증가세 둔화는 2011년 3분기 이후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21일 내놓은 '2012년 4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959조4천억원에 달했다. 1년 사이 47조5천억원 불어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결과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로 은행권에서 퇴짜 맞은 대출 수요가 상호금융과 보험사 등으로 쏠리는 현상도 여전했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43조5천억이 증가한 900조6천억원, 판매신용은 4조 증가해 58조8천억원이었다. 

분기 중으로는 23조6천억 확대됐지만, 증가율(5.2%)은 2011년 3분기 이후 6분기 연속 둔화세가 지속됐다. 가계대출이 4분기 중 19조9천억이 늘었고, 판매신용은 3조8천억원 증가했다. 

가계신용이란 국내 금융회사의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에 의한 외상구매를 뜻하는 판매신용을 합한 수치다. '가계빚'으로 통칭된다.

가계신용은 2002년 464조7천억원에서 10년만에 2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가계신용 중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 잔액은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늘었다. 지난 한 해 주택담보대출로만 각각 10조8천억원, 2조4천억원 늘면서 연중 증가 폭이 11조4천억원, 8조8천억원을 기록했다. 총 대출잔액은 각각 467조3천억원, 192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별로는 상호금융 대출이 지난해 5조4천억원 불어난 124조원이었고, 새마을금고도 3조7천억이 늘어난 37조2천억원에 달했다. 상호저축은행은 세 차례의 구조조정 영향으로 대출잔액이 1조3천억원 줄어들었다. 

보험사와 연기금, 카드사, 할부사, 대부업체 등 기타 금융기관을 통한 가계대출은 지난해 23조2천억원 늘어난 204조7천억원이었다.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증가로 인해 증권사·자산유동화회사·대부사업자 등 금융중개회사 가계대출이 지난해 14조7천억원 증가했다. 보험 약관대출이 급증하면서 보험기관 대출잔액도 4조9천억원 불어났다. 

엄주영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조사역은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가계빚이 사상 최대치로 늘었다 면서도 "정부의 가계부채종합대책 발표와 소비 부진으로 인해 2011년 3분기 이후 증가세 둔화는 지속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신관식 shin@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