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홈플러스 ①] 잇단 위장 개점… 상생 '눈가리고 아웅'
[뻔뻔한 홈플러스 ①] 잇단 위장 개점… 상생 '눈가리고 아웅'
  • 남라다
  • 승인 2013.03.0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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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과 지역상인 속인 채 뚝섬2호점·울산 방어점 위장 기습 개점 '논란'


[이지경제=남라다 기자] 홈플러스의 출점을 향한 탐욕이 도를 넘어섰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직영점인 뚝섬2호점과 방어점을 기습 출점하면서 지역상인들과 협의해 신규 출점을 하겠다는 상생 약속도 저버리고 있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

 

지역 상인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내부 공사현장을 현수막과 합판으로 가리고 오픈 첩보를 입수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문의에도 출점 계획이 없다며, 사업 확장을 위해 의도적으로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 지식경제부의 주재로 열린 유통산업발전협의회에서 지역상인들과 협의를 통해 출점하겠다는 동반성장 약속은 사회적 비난을 회피하기 위한 모면책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홈플러스가 신규 출점이 엄격하게 제한된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전안이 시행되기 전 서둘러 사업 확장하기 위해 위장 개점을 서슴지 않고 있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전국에 올해 200여개 직영점을 출점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서울 성수동 성수1가에 익스프레스 뚝섬2호점을 기습 개점한데 이어 일주일 후인 같은 달 28일에 울산 동구 방어점을 내고 영업 중이다.

 

이 두 점포 모두 위장 개점을 하면서 사회적 비판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11월쯤 지경부 주재로 골목상권과 대형 유통업체간 상생안에 합의하면서 동반성장을 약속했음에도 끊임없이 상생 분위기를 흐트리고 있어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상생안에 수도권과 이미 투자한 점포에 대해서는 신규 출점을 할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둔 게 꼼수 출점을 가능하게 했다.

 

홈플러스는 상생안 협의 전후로 서울 관악구 남현점, 경기도 오산점 등을 해당 자치구에 대형마트 사업개설등록을 진행해 물의를 일으켰다.

 

논란이 확산되자 홈플러스는 기존 투자 점포 등 신규 출점을 자제하기로 한 지역에서 예외된 곳도 지역상인들과 마찰이 예상된다면 협의를 통해 개점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러한 상생 약속에도 불구하고 최근 출점 탐욕을 버리지 않고 지역상인과 해당 관할 구청도 속인 채 신규 개점해 파문이 일고 있다.

 

홈플러스가 위장 개점하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내부수리중이라는 현수막을 걸기도 하고 합판으로 가린 채 신규 출점을 위한 내부공사를 진행해 지역상인들과 구청도 까마득하게 몰랐다. 새벽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간판을 달고 영업을 시작했다.

 

구청과 상인이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게 만든 셈이다. 이러한 위장 개점을 통해 영업을 개시한 이후에는 정부가 사업 일시정지 권고를 내릴 수 없는 법적 허점을 노린 개점이라서 꼼수 개점이라는 지적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 뚝섬2호점, 레스토랑 내부수리 중 현수막 내걸고 새벽에 간판 달아

     

뚝섬2호점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던 자리에 내부수리 중이라는 가림막으로 가리고 공사를 진행해 지역 상인들은 물론이고 200m이내에 있는 동사무소 직원들도 몰랐다.

 

그 현수막에는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문의하라는 문구도 있어 그 사실을 의심하는 주민들은 없었다.

 

지난달 18일 기습적으로 새벽 3시에 현수막을 걸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간판을 달고 그날 영업을 시작했다.

      

한 지역 상인들은 “‘이탈리안 경양식 3월 중 오픈 예정’이라는 가림막이 쳐 있어 내부 공사 중인가보다 했다”면서 "새벽에 간판을 달고 영업을 시작했다. 대기업이 지역상인들을 상대로 그럴 수 있느냐. 지역상인들과 협의를 통해 출점하기로 했다는데 한번도 논의해 본 적도 없다. 상생 약속은 사회적 비난을 피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한 것이었다"고 성토했다.

 

홈플러스의 미흡한 대처도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비공식적으로 지역 협의체를 통해 오픈했다고 밝혀 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인들의 전혀 다른 증언이 잇달았다. 뚝섬2호점 인근에서 중형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강모씨는 "뚝섬2호점이 오픈한 날 홈플러스 직원이 나와서 지역상인들과 협의를 통해 오픈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우리가 잘못했다"면서 "자신들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익을 위해서 위장개점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구청과 지경부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구청과 지역 상생 협의체를 통해 논의를 한 적이 없으며, 뚝섬2호점과 울산 방어점에 대해 위장 개점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동구청 지역경제과 담당자는 "우리도 몰랐다. 오픈한 날 청장님도 새벽에 나가서 점검했고 건축과 등 모든 부서에서 나가 점검을 벌였다"면서 "하지만 행정적이나 법적으로 위반 사항이 없어서 행정 처벌은 하지 못했다"며 아쉬워 했다.

 

이에 따라 지경부는 지난 27일 유통산업발전연합회 실무진 회의에서 홈플러스에 일련의 사태에 대해 재발방지와 함께 대형마트와 골목상권간 상생 분위기가 마련된 만큼 이 흐름을 깨트리지 않도록 주의를 주기 위해 행정지도 했다.

 

한편 동네슈퍼, 정육점, 중형마트 등 8개 업체 지역상인들은 지난 26일 중소기업중앙회에 사업조정신청을 신청했다. 중기중앙회는 이날 서울시청에 사업조정 건에 대해 이첩했으며 앞으로 서울시 중재로 홈플러스와 지역상인들간 자율조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 방어점, 누가 볼까 합판으로 철통 보안으로 구청·상인 속여

첩보 입수한 동구청 문의에 홈플러스 계속 "아니다" 하다가 기습 개점

 

홈플러스는 지난달 25일 울산 동구 방어동에 300㎡ 규모의 직영점을 기습 오픈했다. 뚝섬2호점 개점한지 8일 만에 위장 개점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방어점은 건물 전체를 합판으로 뒤덮어 공사를 진행했다. 울산동구청이 오픈 첩보를 입수하고 나흘 전에 현장을 급습했지만 합판으로 가려져 볼 수 없었다.

 

동구청은 홈플러스 측에 오픈 계획을 문의했지만 홈플러스 관계자는 오픈하기 사흘전(22일)까지도 출점 계획이 없다라고 답변했다고 홈플러스가 의도적으로 행정기관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또 홈플러스가 오픈을 준비하면서 지역 상인들과 상생 협약을 무시하고, 관할구청에 거짓말까지 하면서 기습 오픈을 했다는 주장이다.

 

동구청에 따르면 건물소유자와 홈플러스는 지난해 9월7일 부동산 임대계약을 체결했으나, 이 사실도 숨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동구청과 지역상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동구청은 지난달 28일 방어점에 대해 위조상품 유통 여부,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 위생 상태 등 7개 분야에 대해 행정 점검을 벌였다. 기습 개점에 대한 행정 조치인 셈이다.

 

이번 점검을 토대로 가스누출 경보기 미작동 등 총 12건의 위반 사항을 적발하고 '영업정지 또는 과징금'부과를 사전통지 했다.

 

게다가 지역 상인들은 방어점 앞에서 사업 철수를 외치며 천막농성과 차량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울산 방어점을 둘러싸고 홈플러스와 상인들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어 장기화 조짐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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