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사의 9월 손해율이 사상 최악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보험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손해율은 고객이 낸 보험료 중에서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비율로 수치가 80%를 넘으면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적자가 불가피하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3개 손해보험사의 이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1.5%였던 지난달보다 훨씬 높은 90%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9월 손해율이 치솟은 것은 태풍 ‘곤파스’와 집중호우, 추석이라는 3대 악재가 겹쳤기 때문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이달 초 강풍과 집중호우를 동반한 태풍 곤파스가 한반도를 덮치면서 수많은 침수피해 차량이 발생했다. 13개 손보사에 접수된 곤파스 피해 차량은 2만3000여대에 이르며 총 보상액은 310억원에 달한다.

 

추석 전날인 21일에 있었던 집중호우도 손해율 상승에 한몫했다. 이날 집중호우로 4000여대에 달하는 침수피해 차량이 발생했기 때문. 곤파스 피해보다 더 많은 수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태풍과 호우로 인한 보상금은 360억원 가량으로 집계됐으며 한달에 지급되는 자동차보험 보상금은 7000억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손해율이 5%포인트나 높아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추석 역시 무시 못할 손해율 상승요인이다. 지난해 추석 당일 교통사고 사상자가 평소보다 크게 늘어나 자동차보험금 지급액도 급증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9월 손해율이 사상 최악 수준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 손해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사상 유례없는 폭설이 내렸던 2005년 12월로 92.6%를 기록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은 치솟는데 일부 사가 두 달 연속 보험료 인상이라는 `악수'를 두는 바람에 보험료 추가 인상도 어렵게 됐다”며 “어떻게 해야 알지 막막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서는 “공정위의 가격 담합 조사를 받고 있는 마당에 9월 손해율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며 “이를 빌미로 또 다시 보험료를 올리려는 꼼수가 아닌지 의문스럽다. 사실상 9월은 명절과 계절상의 문제가 겹치지 않나 유독 공정위의 조사를 받고 있는 손해율 올랐다고 발표하는 것은 뒤가 구린 것이 아닌가 한다"며 꼬집었다.

심상목 sim2240@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