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증축 허용’, 살 사람도 없는데 집값만 올라
‘수직증축 허용’, 살 사람도 없는데 집값만 올라
  • 서영욱
  • 승인 2013.04.2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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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신도시, 매도-매수 간 가격 차이로 거래 난항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소식에 반짝 가격 오름세를 보였던 1기 신도시가 다시 잠잠해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책 발표 직후 급매물이 소진되고 호가가 높아지는 등 시장이 활기를 띠는 듯 했지만 지금은 매도-매수자 간의 가격 차이로 거래가 힘든 상황이다.

 

정부가 내놓은 4.1부동산종합대책에는 15년 이상 경과된 아파트(안전성이 확보되는 범위)에 한해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가장 큰 수혜지역으로는 1기 신도시가 대표적이다.

 

전체 가구 수(26만 6,872가구)의 95% 가량이 15년이 경과된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대책 발표 직후, 분당, 일산 위주로 수요자들의 문의는 대폭 늘었다. 부동산114주간시세조사(2013.4.5대비 2013.4.12기준)에서는 1기 신도시의 매매가격이 약 1년 7개월 만에 오름세를 나타냈다.

 

분당은 1기 신도시 중 가장 큰 반응을 나타냈다. 정자동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대책 발표 이후, 하루에 5건 내외였던 문의가 이제는 30건 이상으로 대폭 늘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일산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나타냈다. 장항동에 위치한 호수현대 85㎡는 대책 발표 후, 급매물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며 대책 이전보다 1,000만원 올랐다. 현지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수요자들의 문의가 상당하다”며 “이를 인식한 집주인들도 호가를 올려서 매물을 내놓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활기 띤 분위기는 얼마 가지 않았다. 4월 19일 기준 주간시세조사에서 1기 신도시는 보합세를 나타내며 전 주의 상승세를 무색하게 했다. 그 이유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부르는 가격 차이로 인해 거래가 어려웠기 때문.

 

규제 완화로 인해 가격이 소폭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집주인은 매물을 회수하고 호가를 높이고 있지만 매수자들은 시세보다 싼 값이 아니면 거래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다. 거래가 뜸해지자 일부 지역에서는 과연 규제완화 효과 없이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한편 리모델링이 추진 중인 단지의 경우, 사업 진행이 뚝 끊겼다.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이 최종 확정되면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는 오는 6월까지 관련 세부안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적어도 하반기는 돼야 사업 추진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민영 부동산114 연구원은 “정부가 제시한 ‘안전성이 확보되는 범위’에 대한 기준은 아직 모호하기 때문에 당장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엔 무리가 있다”며 “‘규제를 완화하겠다’보다는 ‘언제, 어떻게 하겠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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