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이성수 기자] 올해 1분기 가계부채가 4년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23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3년 1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3월말 가계신용 잔액은 961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2000억원 줄었다.
이는 2009년 1분기(-3조1000억원)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전년동기대비로는 4.9% 증가해 6분기 연속 증가세가 둔화됐다.
가계신용은 금융회사의 가계대출과 카드사·할부금융사의 외상구매를 뜻하는 판매신용을 합한 수치다. 한은이 집계한 가계신용은 우리나라의 공식적인 가계빚 규모를 나타낸다.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은 908억1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조1000억원 늘었다. 다만 증가폭은 전분기(20조3000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이재기 금융통계팀 차장은 "지난해 말로 예상된 주택거래세 감면혜택 종료로 전분기 중 주택대출이 큰 폭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4분기 7조9000원 증가에서 올 1분기 4조9000원 감소로 전환했다. 주택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기타대출이 각각 2조3000억원, 2조6000억원 줄어든 탓이다.
상호저축은행·신협·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 폭도 3조40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총 대출잔액은 192조7000억원이었다. 기관별로는 상호금융이 전분기보다 9000억원 감소한 123조원이었고, 신탁·우체금예금은 1조4000억원으로 2000억원 낮아졌다. 반면 새마을금고와 상호저축은행, 신협이 각각 전분기대비 7000억원, 4000억원, 2000억원 커졌다.
보험사·연기금·카드사·할부사·대부업체·공적금융기관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253조원이었다. 증가 폭은 6조9000억원으로 전분기(8조9000억원)보다 축소됐다.
예금은행이 취급하는 주택 적격대출이 주택금융공사로 양도돼 주택저당증권(MBS)으로 발행되면서 증권사·자산유동화회사·대부사업자 등 금융중개회사 가계대출이 5조4000억원이나 불어났다. 반대로 공적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4000억원 줄었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은 4조3000억원 줄어든 5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2조8000억원 증가에서 감소로 돌아선 것이다.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서비스 축소와 계절적 요인에 따른 결과다.
이성수 lss@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