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때 잘나가던 황보건설, 또 ‘기획부도’ 의혹…
MB 때 잘나가던 황보건설, 또 ‘기획부도’ 의혹…
  • 서영욱
  • 승인 2013.06.0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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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원세훈·김중겸 등 MB맨 연루 '주목'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MB정부 때 승승장구하던 황보건설이 지난해 돌연 부도를 내 ‘기획부도’ 의혹을 낳고 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이명박 정부의 고위급 인사들의 ‘호위’를 받던 업체가 돌연 부도를 낸 이유에 대해서 검찰도 ‘고의 부도’ 의혹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지난 3일 황보연 황보건설 대표에 대해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황보건설 대표가 분식회계를 통해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비자금이 원 전 원장 외 다른 정·관계 인사들에게도 흘러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황보건설은 1980년대부터 국정원이 발주한 공사를 수주하며 국정원 간부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 황보연 대표는 2010년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원세훈 전 원장에게 접근해 거액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황씨는 또 원 전 원장을 비롯해 이명박 정부 시절의 금융권 실세와 공기업 사장, 대형 건설사 대표 등에게 수시로 골프 접대를 한 정황도 포착됐다. 중소 토목 건설업체인 황보건설은 이를 토대로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의 하도급 공사를 낙찰 받아 높은 수주고를 기록했다. 검찰은 황씨가 원 전 원장 외에도 정권 실세들에게 금품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우선 검찰은 원 전 원장이 2010년 7월 한국남부발전에서 발주한 삼척그린파워발전소 제2공구 토목공사에 이 회사가 하도급업체로 선정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 당시 남부발전 이모 기술본부장(현 사장)과 김중겸 전 현대건설·한국전력 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황보 대표가 원 전 원장과 김중겸 전 사장의 ‘중간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외에도 황보건설은 행정복합중심도시건설청이 발주한 ‘정안 나들목~세종시’ 구간 도로 건설 공사와 2008년 동대문 축구장 철거 시공사업, 4,000억원 규모의 전남 여수 ‘타임 아일랜드’와 4,800억원대의 전남 고흥 우주해양리조트 개발사업도 맡는 등 MB정부 하에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황보건설은 지난해 5월 분식회계에 따른 부실 등으로 인해 법정관리에 들어가 ‘기획 부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MB정부 때 관급 공사에서만 5,000억원을 수주한 태아건설도 부도를 내면서 비자금 수사를 대비한 ‘꼬리자르기’가 아니냐는 궁금증을 낳고 있다.

 

태아건설은 2008~2012년까지 한국도로공사에서 527원에 수주한 것을 비롯해 고속국도 건설 4개 공구에서 1,200억원에 달하는 하도급공사를 수주했다. 또 2009년 6월부터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경부고속철도 7개 공구 건설공사에서 1,670억원, LH 인천청라지구의 지하차도 토공사 등에서 331억원을 받았다. 여기에 경인아라뱃길과 4대강 사업(1,665억원)의 수주금액을 합치면 MB정부 시절 총 수주 금액만 약 5,10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5년간 특수공법 및 특허기술이 아닌 일반 토목공사 수주금액이 5,000억원이 넘는 경우는 전례가 없다”며 “이러한 공사수주 배후에 ‘슈퍼파워’의 입김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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