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500억 이익이 900억 손실로?
삼성엔지니어링, 500억 이익이 900억 손실로?
  • 서영욱
  • 승인 2013.07.1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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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손실 몰랐나 감췄나? 증권가 전망 모두 빗나가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1분기 해외 사업장의 손실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삼성엔지니어링이 2분기에도 8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에만 3,085억원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당초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삼성엔지니어링의 IR자료를 분석하며 500억원대의 이익을 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회사 측이 부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거나 고의적으로 감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6일 2분기 영업손실 887억원을 기록했다고 16일 공시했다. 1분기(2,197억원)보다 영업손실 폭이 축소됐지만 전년동기 대비 적자전환한 수치다. 매출액 규모는 2조 6,574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4.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또한 전년동기 대비 927억원 적자로 전환하는데 그쳤다.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다우 팔콘 프로젝트의 완공 지연에 따른 950억원 반영 ▲사우디 샤이바 프로젝트의 원가 증가분 1,200억원 반영 ▲사우디 쥬바일 프로젝트의 공기 지연에 따른 300억원 반영 등으로 손실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4월 영업실적 전망 공시를 통해 올해 14조 5,000억원의 신규 수주와 11조 6,000억원의 매출, 3,500억∼4,000억원의 세전 이익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불과 3개월 만에 9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내면서 투자자들을 기만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망치와 실제 수치가 1,400억원 가까이 차이가 나면서 증권사들의 분석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발표 전날까지 국내 18개 증권사가 내놓은 삼성엔지니어링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값은 522억원이었다.

 

지난 4월부터 이날까지 삼성엔지니어링의 2분기 실적을 추정한 증권사 18곳 중 HMC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을 제외한 16개사는 삼성엔지니어링이 2분기에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신영증권과 KB투자증권은 실적 발표 이전에 마지막으로 냈던 보고서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이 2분기에 각각 719억원, 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동양증권과 우리투자증권도 각각 626억원, 580억원의 영업이익을, 한화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각각 지난 4월과 5월에 1,4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전망했다.

 

그나마 HMC투자증권만이 지난 15일의 보고서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이 944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해 실제 발표된 잠정치에 가장 가까운 전망치를 내놨다.

 

업계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적자 폭이 컸던 데다 상반기 수주가 워낙 부진했던 만큼 올해와 내년 연간으로도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손실이 발생해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3,085억원에 달한다”며 “정상 마진을 고려하더라도 연내 실적개선 기대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에도 역성장이 불가피해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7만 2,000원으로 하향 조정한다”며 “실적 턴어라운드 시기 지연과 중장기적 외형성장 축소가 예상됨에 따라 보수적인 관점의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엔지니어링은 19일 계열사 주식 전량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금은 삼성정밀화학 94억원과 삼성중공업 109억원 등 총 203억원으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풀이된다.

 

3개월 전 한때 10만원 넘게 거래되던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은 실적 발표 직후 7만원대가 붕괴되기도 했으며 현재 7만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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