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주변 백혈병 발병률 4배?
밀양 송전탑 주변 백혈병 발병률 4배?
  • 서영욱
  • 승인 2013.07.2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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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나 의원 한전 내부보고서 공개…한전 “사실 아냐” 반박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밀양에 건설되는 765kV 송전탑 80m 이내에 거주할 경우 어린이 백혈병 발병률이 3.8배 높아진다는 한전 내부 보고서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장하나 의원은 29일 한국전력공사 송변건설처로부터 입수한 ‘가공 송전선로 전자계 노출량 조사 연구’ 보고서(이하 한전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765kV 송전선로로부터 80m 이내에 거주할 경우 어린이 백혈병 발병률이 3.8배 높아지는 3mG(밀리 가우스)의 전자파에 연중 상시 노출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한전 보고서는 한전이 송전선로 건설로 인한 민원에 대응하기 위해 2009년 대한전기학회에 용역을 발주해 2010년 보고받은 것이다. 당시 연구팀은 송전선로의 지역별 점유율을 기준으로 전국 242개소를 선정해 154kV, 345kV, 765kV 송전선로 대상으로 전자계 노출량을 측정해 연평균 노출량을 추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송전용량이 높은 송전선로일수록 전자파로 인한 위험범위가 넓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mG의 전자파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소아백혈병 유발률이 3.8배 높아진다는 ‘페이칭(Feychting) 보고서(1993)’와 2배 높아진다는 ‘그린랜드(Greenland) 보고서(2000)’를 위험기준으로 할 경우, 765kV 송전선로는 80m이내 전구역이 3mG 이상의 전자파에 노출되는 것으로 측정됐다.

 

345kV의 경우는 40m이내, 154kV의 경우 20m이내가 3mG이상의 전자파에 노출된다. 765kV 송전선로의 경우 80m이내까지는 전자파 위험지대라는 뜻이다.

 

765kV 송전선로 38개소 전자파 노출량을 측정한 결과, 80m에서 평균 3.6mG의 전자파가 측정됐다. 345kV 송전선로 83개소 40m에서는 평균 4.0mG의 전자파가 측정됐으며, 154kV 송전선로 121개소 20m에서는 평균 3.3mG의 전자파가 측정됐다.

 

측정치를 바탕으로 1년간 평균적으로 노출되는 전자파량을 계산한 결과, 765kV의 경우 80m 이내에 거주하는 사람의 경우 하루 동안 3.7mG의 전자파에 365일 동안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45kV의 경우 40m 이내에 거주하는 사람의 경우 하루 동안 3.8mG의 전자파에 365일 동안 노출된다. 154kV의 경우 20m 이내에 거주하는 사람의 경우 하루 동안 2.9mG의 전자파에 365일 동안 노출된다.

 

특히 송전선로는 송전선로의 부하량, 측정지점의 지형조건, 송전선로의 높이 등에 따라 전자파 발생량이 달라짐에도 불구하고 80m 지점 떨어진 곳에서도 상당수 지점이 선진국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80m 떨어진 지점에 765kV 송전선로를 설치할 경우 100개 지점 중 87개 지점은 스웨덴 안전기준을 초과했고, 43개 지점은 네덜란드 기준을 초과했다. 345kV 송전선로를 설치할 경우 100개 지점 중 22개 지점이 스웨덴 안전기준을 초과했고, 5개 지점이 네덜란드 안전기준을 초과했다.

 

마지막으로 154kV 송전선로를 설치할 경우 100개 지점 중 19개 지점이 스웨덴 안전기준을 초과했고, 6개 지점이 네덜란드 안전기준을 초과했다.

 

반면 80m 지점에선 모든 선로가 스위스와 이스라엘 기준을 초과하지 않았다. 그러나 765kV의 경우 60m 지점에서 10%, 40m 지점에서 26%가 이탈리아와 스위스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의원에 따르면 선진국들의 경우 사전예방주의 원칙에 따라 전자파를 관리하고 있다. 스웨덴은 2mG를, 네덜란드는 4mG를 스위스와 이스라엘은 10mG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일시적 충격의 수치를 의미하는 국제비전리방사선 보호위원회 권고기준인 833mG를 적용하고 있다.

 

장하나 의원은 “최근 4년간 약 460개의 송전탑이 세워졌고, 2015년까지 3,621개의 송전탑이 세워지는 만큼, 그 누구도 송전선로 설치로 인한 전자파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며 “산업계에서 정한 833mG라는 전자파 노출기준은 스위스의 414배, 네덜란드의 108배, 이탈리아와 스위스의 83배에 이르는 비정상적인 수준인 만큼 우리도 선진국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밀양송전탑 투쟁에서 알 수 있듯이 대기업의 저렴한 전기요금을 위해 원자력발전소를 만들어 국민들을 방사능위험으로 내몰고 시골노인들을 전자파 위험으로 내모는 정책은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전은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지난 1992년 스웨덴 송전선 주변 암 발병률 보고서에서 765kV 송전선에서부터 80m 이내에 거주할 경우 소아백혈병 발병률이 3.8배가량 높아진다고 발표했지만 이를 검증하기 위해 지난 1996년부터 12년간 조사한 결과 전자계 노출로 암이 진전된다는 확증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 한전은 국내의 경우 서울대 의대교수팀이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년간 실시한 ‘전자계 건강영향에 대한 의학연구 보고서’에서도 송전선로 전자계 노출과 소아암 발병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한전 관계자는 “지금까지 전자계의 국제노출 가이드라인 2,000mG 이하에서 건강에 영향이 있다고 국제적으로 입증된 사실이 없다”며 “우리나라는 국제기준보다 낮은 833mG가 기준”이라며 밀양송전탑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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