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두산중공업, 부실정비 ‘도마 위’
‘글로벌 1위’ 두산중공업, 부실정비 ‘도마 위’
  • 서영욱
  • 승인 2013.09.0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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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2호기 정비 중 ‘문제제품’ 사용…서류 조작해 ‘쉬쉬’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최근까지 원전의 핵심장비인 원자로를 독점 공급하는 등 국내 원전 산업의 1인자인 두산중공업이 부실정비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두산중공업이 지난 2월 한빛원전 2호기의 증기발생기 수실 내부의 결함을 용접하면서 승인을 받지 않은 인코넬600 재질을 사용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역 시민단체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는 등 여론이 악화되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2일 한빛 2호기 가동을 정지하고 부실정비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의 부실정비 사실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원전비리 제보를 받기 위해 설치한 옴브즈만을 통해 밝혀졌다.

 

제보에 의하면, 한빛2호기는 지난 2월부터 70여일간 진행한 제 20차 계획예방정비기간 중 증기발생기 ‘B’수실에 발생한 균열을 보수하기 위한 정비 용역을 진행했다. 균열에 대한 정비를 위해 인코넬(Inconel) 600재질의 부품을 인코넬 690재질의 부품으로 교체 보수 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정비 보수작업 중 수차례 시도에도 불구하고 결함부위가 제거되지 않자, 납기지연에 따른 손실과 징계회피를 위해 관련서류를 조작해 서류상으로만 인코넬 690재질의 부품으로 정비한 것처럼 조작해 보고하고 실제로는 인코넬 600재질의 부품을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정비에 참가했던 A씨는 최근 “두산중공업이 정비 절차를 무시하고 인코넬690이 아닌 인코넬600재질로 용접 작업을 했다”며 “당초 계획대로 인코넬600 재질의 결함 부위를 인코넬690 재질로 보수했으나 용접 도중에 균열이 계속 발생하자 두산중공업이 결함에 취약한 인코넬600으로 작업을 끝마쳤다”고 주장했다.

 

또 A씨는 “두산중공업 관계자가 납기 지연과 비용손실을 우려해 부실 보수를 하면서도 고방사성 구역에서 작업자의 안전과 직결된 선량계(피폭량 체크) 착용도 없이 자격 조차 없는 용접사에게 작업을 맡겼다”며 “작업 후 전신 체내 오염검사는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는 등 편법을 동원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부실 정비가 이뤄진 증기발생기 수실은 원자로에서 달궈진 1차 냉각수가 유통되는 곳으로 이곳에 결함이 발생할 경우 방사능 유출로 이어질 수도 있어 안전성과 직결되는 중요 부위다.

 

또 인코넬 600은 고방사능물질인 1차 냉각수 응력부식균열에 취약해 잦은 균열과 예상치 못한 파단사고 등으로 세계적으로 안전성 문제가 제기돼 인코넬 690으로 교체되고 있는 재질이다. 한빛원전 3호기 원자로 헤드의 균열 문제로 인한 안전성 논란도 인코넬 600재질이 원인이었다.

 

두산중공업은 문제의 용접 부위에 대한 보수작업을 마친 후 비파괴검사를 실시한 결과 안전성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입장이다. 또 무자격 용접사 투입, 선량계(피폭량 체크) 미착용, 전신체내 오염검사 편법 통과 등의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영광 지역 주민들은 서류조작으로 부실정비를 감춘 만큼 서류에 따른 의혹 해명은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욱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당시 상황이 품질보증서 위조 등으로 원전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땅에 떨어져 정부와 한수원이 만회를 위해 각종 제도와 정책을 쏟아내고 있던 시기였다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한빛 2호기에서 서류가 조작되고 부실정비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영광군 주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책임자의 문책과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29일 성명을 내고 “정부와 한수원이 쏟아 낸 그 많은 제도와 정책이 모두 공염불이었음이 이번 제보를 통해 만천하 밝혀졌다”며 “똑같은 인코넬 600의 문제가 한빛 3호기와 한빛 2호기 각각에서 똑같은 시기에 문제가 됐는데 전혀 다르게 진행되면서 정비사실을 조작했다는 것은 국민들을 우롱한 처사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원자력안전위의 현장 조사 결과 두산중공업은 피복재의 일부 부위에 대해서 당초 스테인레스 스틸 대신 인코넬 600과 690으로 보수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당초 옴부즈만에 제보된 내용 중 미자격 용접자 작업 실시, 작업시 방사선량계 미착용, 오염 검사를 다른 사람으로 대체 등은 현재까지 관련자료 및 기록지 등을 조사한 결과, 해당 사항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제보자의 제보 내용을 토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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