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를 없앤 카드사가 국내 시중의 절반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주를 기준으로 올해 현금대출 업무를 하는 전업계와 은행 겸영 카드사 20곳 중 10곳만이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를 폐지했다.
지난 1월 하나SK카드(취급수수료율 0.4%)를 필두로 SC제일은행(0.4%), 비씨카드(0.4%), 기업은행(0.4%), 신한카드(0.6%), 삼성카드(0.43%), 외환은행(0.35%) 순으로 폐지했다. 이후 지난달 현대카드(0.3%), 국민은행(0.3%), 롯데카드(0.44%)가 수수료를 없앴다.
나머지 10곳은 폐지 대신 취급수수료율 인하를 선택했다. 우리은행이 지난 1월 취급수수료율을 0.2~0.5%에서 0.25%로 낮춘 데 이어 전북은행, 수협, 농협, 광주은행, 경남은행, 제주은행, 씨티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등이 0.2~0.3% 수준으로 인하했다.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를 없애거나 낮춘 가장 큰 이유는 지난 연말 이후 현금대출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요구 때문이다. 카드사들이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그에 맞춰 현금서비스 금리도 낮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현금서비스 이자와 별도로 받는 취급수수료는 소비자에게 이중부담이라는 이유로 폐지론이 크게 힘을 얻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를 없애지 않고 인하한 것은 현금대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손쉽게 이익을 챙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중 모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수익 구조를 보면 가맹점 수수료 비중이 가장 큰 것 같지만 비용을 따지면 오히려 수익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반해 현금서비스는 특별한 비용 지출이 없어 실질적인 수입이 많은 편”이라며 “선뜻 포기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민성 kms@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