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 한은, 기준금리 동결…"테이퍼링 부정적 영향 적을 것"
[문답] 한은, 기준금리 동결…"테이퍼링 부정적 영향 적을 것"
  • 최고야
  • 승인 2013.09.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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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18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유지가 그 이유"
[이지경제=최고야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지난 5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내린 이후 넉달 연속 동결이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금통위의 입장이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또 큰 변수인 미국 양적완화 축소 여부를 지켜본 후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해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제금융시장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이뤄지더라도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이 강하기 때문에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테이퍼링이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 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며 "가장 큰 이유는 18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의 문답이다.

◇ 하반기 3.5%, 내년 4.0%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시장에서는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시장보다 더 밝게 경제를 전망하는 근거는.

- 시장의 일부 의견을 얘기하는 것 같은데 어떤 근거에서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한은은 현재 지난번 전망했던 수치를 가지고 있다. 

우리 나라의 성장은 기본적으로 수출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선진경제권을 크게 3가지 형태로 나눈다면 영국·스페인·이탈리아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경제적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나라와 프랑스 일본 등 위기 이전의 수준을 회복한 나라, 미국과 독일 등 위기 이전보다 GDP 수준이 높은 나라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 경제의 수출 여건을 볼 때 과거에 비해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 내수 측면에서도 주택설비투자와 정부의 재정집행 등을 고려했을 때 경제전망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군사개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때문에 국제유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나, 있다면 우리 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수 있나.

- 지정학적 요인을 전망할 수는 없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도 유가불안의 한 원인이지만 미국 석유 재고가 줄어드는 측면도 있다. 

지난 4월 3억9,500만 배럴에서 현재 3억6,000억 배럴로 줄었다고 알려졌다. 이것이 유가 상승의 큰 요인이다. 국제에너지기구의 유가 전망에 따르면 올해 브랜트유는 배럴당 108달러가 될 전망인데 이 수준에서 보면 당초 예상했던 것과 크게 차이나지는 않는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빠르면 다음주부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타이밍이나 규모가 어떻게 될 것 같은가.

- 규모를 예상할 수는 없지만 오래전부터 양적완화 축소는 시간문제라고 주장해왔다. 다만 시장이 매우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 연준에서는 이를 고려해서 규모를 정할 것이다.

◇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면 환시장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나.

- 국제금융시장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이뤄지더라도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이 강하기 때문에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본다.  

◇ 세수부족으로 인한 재정지출 감소로 4분기 성장이 안 좋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 매년 상반기에 지출을 더 많이 해왔다. 성장률이라는 것은 현재의 액수보다는 전년도에 비해 얼마나 차이나는지를 보는 것이다. 세수가 잘 걷히지 않는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지만 정부에서는 세수가 걷히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성장이 4분기에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 테이퍼링 관련, 자본유출입 규제 강화 필요한 것 아닌가. 

- 현재로서는 테이퍼링이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 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 가장 큰 이유는 18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다. 우리처럼 일관적으로 흑자내는 나라 없다. 

2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1.1%라는 비교적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것들이 우리 시장을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요인이다. 자본유출입 3종 세트(선물환 포지션 한도, 외환건전성 부담금,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등 제도를 이미 가지고 있고 효과를 내고 있다.

◇ 인도네시아가 (금융시장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일본 이외 2개 정도 다른 나라 중앙은행과 통화스왑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은에서 인도네시아의 요청 받은 적 있나. 

-알지 못한다. 인니와 한은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두 중앙은행 간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는 것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지만 통화스왑에 대해 요청한 것에 대해서는 모른다. 

◇ 신흥국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데 이는 한은의 금리결정에 어떤 영향을 끼치나. 

- 신흥국이 움직인다고 우리도 같이 올리지는 않을 것이다. 

◇ 신용대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기술형 창업지원제도가 생각만큼 잘 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시작부터 일시에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우수한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 중 담보가 부족하고 대출 실적이 미비한 조건을 찾아야 한다. 

싼 이자율에 자금이 나간다는 얘기는 신용이 낮은 것을 보상하려는 의도다. 그러나 쉬운 자금만 가지고 활동하는 것을 부추기는 도덕적 해이를 가져올 수 있어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조건에 맞는) 기업을 찾기가 어려워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 3분기가 가장 높은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1% 이상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나. 

- 그때는 2분기에 1.1%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3분기 1.1%를 예상해었다. 이미 2분기가 1.1%로 나와 3분기 성장률은 당초 전망보다 낮을 수는 있다. 그러나 한달 후를 미리 예단할 수는 없다.

◇ 리먼사태 5년이다. 교훈은? 

- 가장 먼저가 금융규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바젤Ⅲ를 비롯해 각국 나름의 규제가 있다. 은행 뿐 아니라 그림자 금융에 대한 규제도 있다. 리먼사태에서 배운 것은 모든 금융기관을 포함해 경제활동이 서로 상호의존적이라는 점이다. 대마불사나 국경 간 거래할 때의 문제점 등에 대해 금융안정위원회를 만들어 크게 10가지 과제를 가지고 금융규제 방안들을 만들고 있다. 이는 2019년 1월 1일 마무리될 것이다. 

파생상품이든 은행상품이든 규제안은 과거와는 달리 위기를 상당히 제어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월스트리트에서 문제가 처음 발생했을 때는 금융규제만 하면 됐지만 결국 이것이 다른 나라로 전이되는 과정에서 유럽에서는 국가채무부담으로 재정위기가 왔다. 글로벌하게 나타나는 문제에 대한 대처방안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양적완화 축소로 신흥경제권에 급격한 자본유출입 등 위기가 닥쳐올 수 있다. 이것만 잘 헤쳐 나가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출구전략까지 가려면 앞으로 1년 반은 걸릴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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