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제어케이블 성능미달, 밀양송전탑 ‘변수’
신고리 제어케이블 성능미달, 밀양송전탑 ‘변수’
  • 서영욱
  • 승인 2013.10.1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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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부품 선정·구매·검증·허가 등 절차 복잡, 교체기간 장담 못해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신고리원전 3·4호기에 사용된 제어용 케이블의 성능이 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밀양송전탑 건설 반대 주장에 또 다시 힘이 실리게 됐다.

 

전력당국은 내년 8월 완공 예정인 신고리원전 3호기의 준공 시점에 맞춰 송전탑 공사가 불가피하다며 공사를 강행해 왔다. 하지만 JS전선 케이블을 전원 교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체하는데 최소 1년 이상이 걸려 완공시기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공사 반대 측 입자에서는 완공 시기가 최소 2017년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6일 신고리 3·4호기에 사용된 JS전선 케이블을 대상으로 재시험을 실시한 결과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새한티이피(TEP)의 시험성적서 위조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 6월 신고리 3·4호기의 케이블에 대해 재시험 또는 교체를 지시했다. 재시험 대상은 JS전선 600V 전력·제어·계장케이블, 5㎸·15㎸ 전력케이블이다.

 

한수원은 그동안 이 케이블을 대상으로 화염시험과 냉각재 상실사고(LOCA) 환경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신고리 3·4호기 케이블은 화염시험 합격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으며, 시험 총괄 기관인 한국기계연구원은 이날 이 같은 사실을 한수원에 통보했다.

 

한수원은 곧바로 신고리 3·4호기에 설치된 케이블을 철거하고 안전성과 성능이 입증된 새로운 케이블로 교체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교체할 케이블업체를 선정하고 구입하는 데에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교체 기간이 얼마가 될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또 성능 시험과 원자력규제기관의 인허가 과정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교체작업은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가진 김창길 한수원 건설처장은 “현 시점에서 정확한 날짜를 말하기는 어렵다. 전면 교체가 불가피하고, 상세 일정을 점검해야 한다”며 “케이블 구매일정이 나와야 하고 교체 설치 기간이 필요하다. 원자력규제기관으로부터 인허가를 받아야 하고 개통에 대한 성능시험 등 복잡한 후속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품 교체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알려지자 그간 송전탑 공사를 반대해 왔던 의원들은 즉각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내년도 여름철 전력수급을 위해 신고리 3·4호기에서 생산한 전기를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를 통해 공급해야 한다는 한국전력의 공사강행의 근거가 사라져 버렸다”며 “한전은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제남 정의당 의원도 “신고리 3·4호기는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기기검증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빨라야 2017년 이후에나 준공이 가능하다”며 “(UAE원전의 참조발전소이기 때문에) 2015년 9월 가동되지 않으면 지체상금 0.25%를 내야 한다는 핑계로 안전성 확인과정을 생략하는 꼼수를 부려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등은 “내년 전력수급을 위해서 신고리 3·4호기를 가동해야 하고 이를 송전하기 위해 밀양 송전탑을 강행해야 한다는 산업부와 한전의 주장이 타당성을 잃었다. 전력수급의 장애물은 밀양 송전탑이 아니라 핵산업계의 안전불감증과 비리, 수준이하의 관련 부품”이라며 “정부는 무리한 공사 강행의 명분을 잃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중단하고 대화의 자리에 나오라”고 촉구했다.

 

한편 17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조석 한수원 사장은 케이블 교체를 1년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조석 사장은 “신고리 3·4호기의 제어용 케이블 교체를 1년 안에 마무리하겠다”며 “국내 원전 케이블 공급 업체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담합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해외 업체로부터 입찰을 받아야 한다. 현재 해당 케이블을 제조할 수 있는 해외 업체 2곳 중 1곳이 EQ 테스트(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품목에 대한 검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신고리 3·4호기의 완공 시기가 연장되면서 내년에도 극심한 전력 부족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전력당국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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