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남라다 기자] 고품격을 자부하는 해외명품 브랜드들이 정작 애프터서비스(AS)는 '팔면 그만'인 짝퉁과 맞먹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내 소비자들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브랜드를 샀으나 한국에 자체 서비스센터가 없는 곳도 허다하고, 이럴 경우 해외 서비스센터로 보내 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1~2개월이 걸려 제대로 된 AS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명품브랜드 업체들이 수리를 해준다고 해놓고 개인이 운영하는 사설 수리업체에 맡기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정무위 이학영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해외 유명 브랜드 20개사의 소비자불만 접수 건수는 총 1,437건에 달한다.
브랜드별로는 같은 기간 동안 AS관련 소비자상담 현황을 조사한 결과, 버버리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32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구찌가 248건으로 다음을 차지했다. 이어서 프라다220건, 롤렉스 207건, 루이뷔통 108건으로 뒤를 이었다.
AS 불만 건수는 구찌 21건, 루이뷔통 13건 등 총 103건이 접수됐으나, 구제된 건수는 18건으로 20%에도 불과해, 명품일수록 AS를 받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자체 AS센터를 갖추고 있는 명품브랜드들이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프라다, 루이뷔통, 카르티에 등에 불과하다. 이렇게 AS 센터를 구축했더라도 수리하는데 드는 추가 비용이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명품브랜드 업체는 가방 지퍼가 고장날 경우에 20만원의 추가 비용을 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가죽 소재 제품의 경우에는 아예 수선을 받아주지 않는 곳도 많다.
한 소비자는 "200만원짜리 한해외 명품브랜드 가죽 가방을 샀는데, 그만 안쪽 가방 가죽에 잉크가 묻어 교체하려 했더니 수선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내 잘못이기는 하지만 무책임한 AS 서비스에 화가 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새로 가방을 사야겠다고 마음 먹은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명동에 위치한 사설 수선집에 갔더니 수선이 가능하다는 말을 들어 더 황당하고 배신감마저 들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한 명품업체 관계자는 "본사에서 접수를 받을 수는 있지만 해외에서 고쳐올 경우 길게는 몇 달씩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국내 자체 애프터서비스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항변했다.
또 "사설 수선집으로 고객들을 유도하는 편이 고객 입장에서도 낫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학영 의원은 "값비산 해외 유명 브랜드의 피해가 늘고 있어, 소비자보호 대책이 필요하다“며, ”소위 ‘명품’이라고 하는 상품들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라다 nrd@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