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메이에르건설, 받은 분양금 어디로?
르메이에르건설, 받은 분양금 어디로?
  • 서영욱
  • 승인 2013.10.3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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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억 분양사기’ 정 회장 첫 소환 조사 “잘못했다”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종로 피맛골을 재개발한 자리에 세워진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분양자들이 분양금을 다 내고도 상가와 오피스텔을 빼앗길 처지에 몰렸다.

 

법적으로 해당 상가가 분양자들의 소유가 아니었기 때문인데, 지난 2008년 분양대금을 건설사(르메이에르)의 말만 믿고 신탁사(대한토지신탁) 계좌가 아닌 건설사 계좌로 넣은 것이 화근이었다. 피해를 본 분양자들만 100여명, 피해액도 450억여원에 이른다.

 

당초 르메이에르 종로타운은 일반적인 방법으로 분양을 마쳤다. 상가·오피스텔 등 총 870여실 중 미분양 100여가구를 르메이에르건설이 대한토지신탁으로부터 소유권을 이전 받아 다시 분양에 들어갔다.

 

하지만 르메이에르건설은 받은 자금 중의 일부만을 신탁사에 넘겼다. 신탁사는 르메이에르건설 측에 해명을 요구했고 그 때마다 르메이에르건설 측은 ‘곧 해결하겠다’라는 설명을 되풀이했다. 신탁사는 돈이 들어오지 않자 소유권을 넘겨주지 않았고 분양자들은 돈을 다 내놓고도 상가와 오피스텔을 비우라는 통보를 받아야만 했다.

 

피해를 본 투자자자들은 각자 수억원에 달하는 분양금을 냈지만 회사 측이 유용해 상가·오피스텔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받지 못했다며 르메이에르건설의 정모 회장과 서모 대표 등 임직원 3명을 고소한 상태다.

 

정 회장은 이 과정에서 분양금을 신탁사 계좌 대신 건설사 계좌로 입금받거나, 신탁계좌로 입금하면 돈이 투자사인 군인공제회로 빠져나가는 것처럼 속여 중간에서 분양금을 횡령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그 동안 세 번의 검찰 출석을 거부하던 정 회장은 지난 30일 드디어 검찰에 출두해 첫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정 회장은 검찰조사에서 입주자들의 분양금을 가로챈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사업을 지속하고 재정난을 타개하기 인한 불가피한 선택일 뿐 사적으로는 유용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A4용지 3장 분량의 소명서를 별도로 검찰에 제출했다.

 

특히 정 회장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잘못을 시인하면서 핵심 임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태도를 보였다.

 

정 회장은 “처음부터 이렇게 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하나 둘 시행착오를 겪다보니 이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며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지만 여러가지 희망들이 보인다. 투자자들이 조금만 더 기다려주면 좋은 결실을 맺겠다”고 말했다.

 

이어 “괴변같지만 내가 살아나야 피해자들도 같이 사는 것 아니겠냐”면서 “나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면 좋은 결과를 틀림없이 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정 회장은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법률적인 문제가 생기자 몇몇 임원들이 돌변했다”며 “서모 대표는 실질적인 대표로서 많은 일을 해왔는데 바지사장을 행세하고 양모 영업본부장, 강모 경리이사, 최모 상무도 서로 공모해 ‘회장이 시켜서 한 일이고 우리는 모른다’며 짜맞추기 식으로 모함, 거짓 증언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어 “직원들 밀린 봉급을 같이 협력해서 하루빨리 해결해 줄 생각은 안하고 자기들만 사법처리를 피하고자 모략과 비방을 일삼고 있다”며 “직원들을 속이고 이간시키는 등 저런 무책임한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2010년 12월까지는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직원들 월급을 다 챙겨줬다”며 “나는 버텨보려고 있는 것 없는 것 다 팔아치우고 모든 개인재산까지 공매에 넘어갈만큼 힘들게 버텨왔다”고 호소했다.

 

검찰은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정 회장을 상대로 분양 과정에서 위법성 여부, 분양금을 빼돌린 경위, 돈의 사용처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회장의 진술내용과 관련자료 등에 대한 검토를 마치는 대로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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