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호, 풀어야할 숙제 ‘산더미’
황창규 KT호, 풀어야할 숙제 ‘산더미’
  • 이어진
  • 승인 2013.12.1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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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조직개편?노사 문제 해법에 ‘이목’


[이지경제=이어진 기자] KT CEO 추천위원회가 최종 후보로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내정했다. 황 전 사장은 반도체 부문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향후 KT에 삼성 DNA를 수혈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예상 밖의 황창규 선임, 이유는?

KT는 16일 CEO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새로운 회장 후보로 황창규씨를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신임 회장 후보인 황창규씨는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전자공학 박사로 삼성전자 기술총괄사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자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최근에는 성균관대 석좌교수 및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단장을 역임했다.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부분의 기술 개발에 매진,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분 시장 1위 입지를 공고히 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18개월 마다 마이크로칩의 밀도가 2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을 깨고 1년 마다 메모리 용량이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을 내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당초 업계에서는 KT CEO 최종 후보로 임주환 전 ETRI원장과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차관이 유력시됐다. 임 전 원장과 김 전 차관이 정보통신 분야 전문가인 데다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를 지지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KT가 민간기업이긴 하지만, 청와대 입김을 많이 받는 업체이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와 호흡을 맞출 인재로 꼽혔다. 

하지만 KT CEO 추천위원회가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KT CEO 추천위원회가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임명하게 된 것은 일단 낙하산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임주환 전 ETRI 원장이나, 김동수 전 차관을 CEO 최종 후보로 내세울 경우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낙하산 논란만 가중시키는 꼴이 된다. 시민단체들과 민주당이 지속적으로 ‘낙하산 만큼은 안된다’라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친박 인사를 최종 후보로 선정하기에는 다소 부담감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반도체 부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는 점도 최종 후보 선정에 중요한 원인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KT CEO 추천위원회는 황창규 후보의 미래전략 수립과 경영혁신에 필요한 비전설정능력과 추진력 및 글로벌마인드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대표적인 IT분야 전문가이면서 새로운 시장창출 능력과 비전실현을 위한 도전정신을 보유한 것도 장점이다. 또한, 지경부 R&D전략기획단장으로서 국가의 CTO를 역임하는 등 ICT 전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다양한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도 강점이다. 

◆KT 황창규호, 풀어야할 숙제는?

KT의 차기 CEO로 내정된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풀어야할 숙제는 산더미다. 일단 당장 급한 것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유무선 경쟁력을 살리는 것이다. 

올해 2분기 주요 KT 대리점주들은 대거 LG유플러스로 이동했다. 유통시장에서 강력한 힘을 보유하고 있는 유력 대리점주들이 이탈하면서 영업망이 무너지기 시작했으며 실제로 KT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KT는 대리점주 이탈에 따른 영업조직망 개편과 올해 3분기 광대역 LTE를 상용화하면서 실적 부진을 다소 만회하는 상황이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올해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KT는 이통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며 가입자당 평균매출도 감소했다. BC카드, KT렌탈 등 비통신 분야 계열사들의 실적 상승이 그나마 KT에 위안이 되고 있다. 

황창규 CEO 최종 후보자는 기업 쇄신이라는 막중한 책임까지 떠안아야 한다. 이석채 전 회장이 검찰의 수사를 받던 도중 불명예 퇴진을 하면서 조직 분위기가 침체된 데다 이 전 회장이 재임 도중 수십명을 낙하산식 인사로 주요 보직에 배정하면서 비판 여론이 거셌던 점을 고려하면 조직 개편이 필수적이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노조와의 관계도 KT CEO 최종 후보자가 풀어야할 숙제다. 이석채 전 회장은 KT새노조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인력 퇴출 프로그램을 수년 간 운영 수십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을 자살로 몰아갔다는 지적들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으며, KT새노조는 제주 7대 경관 국제 전화 관련 회사 측으로부터 고소까지 당한 상태다. 

특히 황창규 CEO 최종 후보자가 노조가 없는 삼성전자 출신인 점을 들어 노조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KT새노조 이해관 위원장은 "삼성의 탐욕 경영이 재현돼 공공성이 더욱 후퇴될 수도 있다"면서 "노동인권 문제가 심각한 KT에 반노동 기업문화의 상징인 삼성출신이 왔다는 점에서 노동인권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진 bluebloodm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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