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이호영 기자] # 서울 동작구에 사는 서 모(34·여)씨는 실내 인테리어용으로 창문에 간단히 미니 커튼을 치면서 벽에 글루건으로 커튼 봉 걸이를 고정시켰다.
하지만 서씨가 커튼을 펼치는 동안 옆으로 잠시 치워뒀던 글루건을 이제 막 5살된 막내 아들이 밟고 지나가다 노즐 부위를 밟아 엄지 발가락이 데였다. 데인 부분은 화상이 심했는지 물집이 잡히더니 껍질이 벗겨지기 시작했다.
각 가정에서 제품 조립시 접착 기구로 쓰이는 글루건(가열총). 열에 잘 녹는 플라스틱을 200℃ 이상 온도로 가열해 녹여 접착시키는 글루건은 가열된 노즐(분출구) 표면이나 플라스틱을 녹인 글루액에 손이나 발 등이 닿으면서 화상을 입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정대표)은 최근 3년간 접수된 피해사례 가운데 글루건 관련 사례 87건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86%) 화상사고로 2도 화상이 90%에 육박해 화상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 판매 중인 글루건 노즐과 글루액 온도도 측정해봤다. 가열된 글루건 노즐(분출구) 온도는 최고 182℃였다. 100℃를 훌쩍 넘어 200℃ 가까웠다. 가열 후 글루액 온도도 100℃를 넘어 122℃를 웃돌았다.
노즐과 글루액이 화상 위험이 없는 40℃까지 식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노즐이 33분 정도가 걸리고 글루액은 135초로 확인돼 그 사이 화상 사고 여지도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연령대별로 화상사고를 분석해본 결과 글루건의 직접적인 사용과는 관련이 적지만 6세 미만의 영유아 화상사고가 40%에 달했다.
한국소비자원은 "글루건 사용시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영유아 접근을 막아야 한다. 또 사고예방 차원에서 사업자들은 제품에 화상위험을 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련 부처에도 안전기준 내에 글루건 노즐과 글루액에 의한 화상 위험 관련문구를 추가토록 건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호영 eesoar@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