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대전' 2라운드…
'신한대전' 2라운드…
  • 최고야
  • 승인 2014.01.1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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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최고야 기자] 1월 3일, 서울 시내 한 식당. 신한금융지주 한동우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이 비공식적 회담을 가졌다. 며칠 뒤 한동우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은 서로에 대해 맹비난을 퍼붓기 시작했다. 과연 두 사람에게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은행장' 경쟁에서 신한사태로 이어진 ‘질긴 인연’  
 
한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과의 악연은 지난 2002년 신한은행장의 자리쟁탈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 회장은 신한은행 개인고객본부 신용관리담당 부행장이었으며, 신 전 사장은 신한금융지주 상무로 있었다. 이후 신한은행장에 신 전 사장이 선임되면서, 한 회장은 신한생명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그리고 8년여 후인 2010년 9월, 한 회장과 신 전 사장의 입장을 바꿔놓게 된 ‘신한사태’가 발생했다. 
 
‘신한사태’는 2010년 9월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당시 전 은행장이자 신한금융 사장이었던 신 전 사장을 배임,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그리고 이 사건은 신한금융 경영진간 서로를 헐뜯는 내부 폭로전으로 발전했다.
 
신 전 사장이 은행장으로 재직당시 총 438억원 상당을 부당대출해 손해를 끼치고, 지난 2005~2009년 이희건 명예회장으로 지급할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15억6,000만원을 횡령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2008년부터 2010년 사이 재일교포 주주 3명에게 8억6,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포함됐다. 
 
신 전 사장을 고발한 이백순 전 행장도 재일교포 주주들에게 고소를 당했다. 신한금융 내부 절차 없이 검찰에 신 전 사장을 고소해 회사 신인도를 떨어드리고 주주들에게 경제적인 손실을 입혔다는 혐의에서다. 

여기에 지난 2008년 2월 신 전 사장이 자문료 명목으로 조성한 비자금 15억여원 중 3억원을 현금으로 빼돌려 쓴 혐의와 2009년 4월 재일교포 주주에게 5억원을 받은 혐의도 포함됐다. 
 
라응찬 전 회장도 신 전 사장을 몰아내기 위해 이 전 행장을 이용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어 라응찬 전 회장의 차명계좌 문제도 다시 불거졌다. 라응찬 전 회장은 지난 2007년 3월 당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차명계좌로 50억원을 전달한 것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었다. 
 
이후 신한사태에 대한 재판이 이어졌고, 2009년말 라 전 회장, 신 전 사장, 이 전 행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신한사태는 일단락됐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2013년 1월 1심 재판에서 신 전 사장과 이 전 행장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었다. 그해 12월 말, 2심 판결에서 신 전 사장은 원심 판결을 깨고 무혐의 처분과 함께 2,000만원의 벌금을 받았다.  
 
◇ 신상훈 전 사장 “복귀하겠다” vs 한 회장 “반성하는 자세 미흡”...‘제2신한사태’ 조짐 
 
2010년에 일단락된 신한사태가 ‘제2신한사태’로 번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신 전 사장이 지난해 12월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복귀를 타진하고 있지만 한 회장이 이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신 전 사장은 명예회복과 복귀를 위해 법적 절차도 불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장과 신 전 사장은 지난 3일 비공식 회동을 가졌다. 신한사태 이후 둘이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일각에서는 신한사태에 대한 앙금을 풀고 화합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 회동은 신 전 회장의 복귀 문제가 오고가며 이들의 관계를 더 멀어지게 했다.
 
한 회장은 지난 9일 신한금융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신 전 사장을 염두한 듯 “신한사태와 관계된 사람을 만나보면 반성하는 자세가 미흡하다”면서 “신 전 사장과도 얘기해봤는데 솔직히 온도 차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마음을 내려놔야 한다”며 신 전 사장의 복귀에 반대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과거 경영진 몇몇 분에 의해 벌어진 신한사태에 대한 경위가 어찌됐던 간에 신한답지 못했다”면서 “신한사태 관계자 모든 분들이 겸허해져야 하며, 한발 더 나아가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신한사태 구원 투수로 지난 2011년 신한금융 수장 자리에 오른 후 신한사태 이후 내부조직을 안정화시켰다는 데 높은 점수를 받아 지난해 12월 연임에 성공했다. 한 회장으로서는 신한사태 장본인인 신 전 사장의 복귀가 반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신 전 사장도 “한 회장이 중립이라고 하면서도 라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의 편을 들고 있다”며 비난하며 복귀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신 전 사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명예회복을 위해 하루라도 복직하겠다”면서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 일본 재일동포 주주 설명회나 오는 3월 주주총회 등을 통해서 문제 제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신 전 사장은 조만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한금융에 진상규명을 요청하고 원상복귀에 대한 요구를 공식적으로 표명할 계획이다. 

최고야 cky@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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