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의 의료총파업, 어떻게 진행되나?
14년만의 의료총파업, 어떻게 진행되나?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4.03.10 11:3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강경 방침에 전공의들 속속 파업 참여 파업열기 더해

 

[이지경제=신관식 기자]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14년만에 의료계가 10일 하루동안 총파업에 돌입했다. 당초 참여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전공의들이 파업 투쟁에 대거 참여하면서 ‘3·10 의료계 총파업’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더 이상 잘못된 건강보험제도와 의료제도를 방치할 수 없고 정부가 추진하는 원격진료와 의료영리화정책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집단 휴진 배경을 설명했다.

개원의 중심으로 진행될 것 같았던 이번 총파업은 지난 8일 상당수 전공의들이 '전국 전공의 대표자 대회'를 통해 10일 파업부터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총파업을 불법으로 간주하는 정부의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8일에 파업 동참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던 일부 대학병원들도 다음 날인 9일 긴급회의를 갖고 대열에 동참하기로 하는 등 전공의들 사이에서 파업 열기를 더했다.

의사협회는 10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의 필수 진료인력을 제외하고 진료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으며 2주 뒤인 24일부터 6일간 2차 전면 파업을 강행한다. 집단휴진은 주로 개원의와 대학병원 등에서 수련하는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번 파업에는 전국 약 230개 대형병원 가운데 50여 곳의 전공의들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많은 전공의들이 근무하고 있는 '빅5' 병원 중에서는 세브란스병원 각과 의국장들이 지난 9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1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필수진료 인력만 제외하고 모두 파업에 돌입한다. 오는 11일부터는 모든 전공의들이 가슴에 검은 색 리본을 달고 근무하기로 했으며, 24일부터 6일 동안 진행되는 2차 파업에는 모든 전공의가 파업에 동참하기로 해 병원 진료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브란스병원 외에도 고려대의료원 산하 안암·구로·안산병원, 순천향의료원 산하 서울·부천·천안병원, 서울백병원, 부산백병원, 해운대병원, 가천대길병원, 인하대병원, 부산대병원, 경희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단국대병원 등이 10일 파업에 동참한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전공의들은 10일 파업에는 불참하지만, 상황을 지켜 본 뒤 24일부터 시작되는 2차 파업 동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건국대병원과 한양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10일 파업에는 동참하지 않지만 24일 2차 파업에는 동참하겠다는 대학병원들도 상당수여서 1차 파업 이후 총파업 열기가 전국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산하 병원 전공의들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를 위한 보건의료제도 개혁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빅5 중 세브란스병원과 고려대의료원에 이어 CMC 산하 서울성모병원·여의도성모병원·의정부성모병원 등 8개 병원 전공의 약 1,100명이 가세하면 의료제도 바로세우기 총파업 투쟁 열기는 급속히 확산될 전망이다.

인천에서도 가천대 길병원과 인하대병원이, 경기도는 아주대병원과 순천향대학 부천병원 등이 파업에 참여하며 경남ㆍ충남 등 일부 지역 의사회가 적극적인 참가 의사를 밝혔다.

파업에 동참하기로 한 대학병원의 전공의 대표는 "서울시 개원가 중 파업 참여율이 5~10% 나온다고 하더라. 선배의사들이 지금까지 잘못해 놓고 지금 뭐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하며 "몇 시간이라도 전공의들이 파업에 동참함으로써 의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ㆍ서울아산병원ㆍ삼성서울병원 등 주요 대형 병원의 전공의들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대형 병원들은 일부 전공의들이 집단휴진을 강행하더라도 중환자실과 응급실에는 필수 진료 인력이 정상적인 진료를 이어가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의사협회의 집단휴진을 '명분없는 집단행동'으로 규정짓고 엄중하게 처벌할 방침이다.

보건의료 5단체인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등은 의협의 파업을 지지하며 정부의 강경책을 비난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의사파업의 발단은 정부의 의료영리화 정책”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오진과 의료사고의 위험성, 의료비 폭등, 동네의원·동네약국 몰락, 의료양극화, 건강보험붕괴와 같은 의료영리화정책이 가져올 폐해에 대해 불안해하고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체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진 같은 보건의료인으로서 우리는 보건의료인의 자존심을 짓밟고 굴복을 강요하는 정부의 강경책을 엄중 규탄한다”고 의협을 지지했다.

의료 총파업이 시작된 10일은 환자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월요일이어서 전국 곳곳에서 환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다만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진료인력을 제외해 최악의 의료 대란은 피할 수 있다.

의협은 11∼23일에는 '주 5일 주 40시간 근무'의 준법진료와 준법근무를 실시하며 파업 참여를 독려하고 24∼29일 6일간 전면 집단휴진에 들어갈 계획이다.

정부는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날 보건소를 비롯한 전국 공공의료기관의 진료시간을 연장하는 등 비상의료체계를 가동했다.

다니던 의료기관이 문을 닫은 경우 가까운 보건소·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으며, 보건소와 보건복지콜센터(129),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1577-1000) 등에 전화하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을 안내받을 수 있다.

아울러 지역별로 의료기관의 휴진 여부를 파악한 후 의료법에 의거해 신속하게 업무개시 명령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대한약사회는 국민불편 해소를 위해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가 운영시간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신관식 기자 shin@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