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내셔널, 우즈벡 아동 강제노동 '국제적 망신'
대우인터내셔널, 우즈벡 아동 강제노동 '국제적 망신'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4.04.0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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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청원사이트 '노예노동' 전세계 청원운동

 

[이지경제=신관식 기자] 고려시대 문익점은 목화씨를 들여와 온나라 백성들에게 이로움을 줬다. 오늘날 현대인들에겐 목화라는 것은 드라마 '별그대'의 여주인공처럼 모카커피로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국내기업이 '목화' 때문에 국제적 망신살을 뻗치고 있고, 여기에는 국내 공기업이 함께 연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말 해외 순위정보 사이트 리스트버스(Listverse)에 '쇼킹한 인권문제를 가진 10대 기업'에 대우인터내셔널이 7위에 올라왔다. 대우인터내셔널이 멀리 우즈베키스탄 목화농장에서 아동학대, 강제노동, 노예계약 등으로 몇년째 논란을 빚고 있다.

그런데도 대우인터내셔널은 타 기업과는 달리 개선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이번에는 인권단체인 워크프리(Walk Free)가 국제적인 인터넷 청원사이트(petitionsite.com)에서 대우인터내셔널의 ‘노예노동’ 문제를 지적하며 전세계 청원운동을 벌이고 있어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있다.

5만명을 목표로 하는 이 청원운동에 7일 현재 참여율이 4만9,500명이 넘어서고 있다.

▲ 인터넷 청원사이트(petitionsite.com)에서 7일 현재 5만명을 목표로 전세계 청원운동에 4만9,500명이 넘게 참여하고 있다. <사이트 이미지 캡쳐>
이 사이트에서 워크프리는 "여러분은 대우자동차와 전자제품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우가 우즈벡에서 목화를 따는데 동원된 세계 최대의 노예노동 업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라고 지적하며, "우즈베키스탄의 목화밭에서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강제노동이 이뤄지고 있고, 대우인터내셔널은 '노예노동(slave labour)'을 통해 면화를 제조하는 세계 최대의 업체”라고 전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즈벡의 어린 소녀가 대우인터내셔널 유니폼을 입고 목화를 한보따리 짊어진 사진을 게재하고, "우즈벡의 목화밭에서 11명이 목화를 따다가 목숨을 잃었다. 63세의 농부 투르수날리 사디코프는 노동을 강요하는 우즈벡 공무원에게 구타당한 끝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엄마와 함께 목화밭에 따라온 여섯살짜리 아이는 트레일러에서 잠을 자다가 목화더미에 깔려 질식사했다"고 워크프리는 폭로하고 있다.

워크프리는 아동착취, 강제노동과 싸우는 글로벌 인권단체로 “세계의 네티즌들이 서명에 참여하여 노예없는 세상을 건설하는데 도움을 줄 것”을 호소했다.

세계 6대 목화 생산국이고 5대 목화 수출국인 우즈베키스탄에서 목화는 국부의 원천으로 소위 '하얀 황금'으로 불린다. 국가가 중앙에서 1/3가격으로 목화를 독점적으로 매입해서 국가 소유의 무역회사를 통해서 수출한다.

목화를 수확하는 9월부터 3개월 동안 어른들뿐 아니라 강제로 아이들까지 목화밭에서 노동에 시달린다. 강제노동을 하는 아이들은 보통은 11살에서 17살 정도라고 하는데 어린 경우에는 7살짜리도 있다고 한다. 보고서마다 차이는 있지만, 적게는 50만에서 200만명의 아동들이 강제로 동원되어 10kg에서 50kg의 목화를 따야 한다고 전했다.

아무 장비도 지급받지 못해서 농약과 살충제 등 화학 물질에 그대로 노출돼 있고, 기본적인 음식과 물조차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서 관개수로에 흐르는 물을 먹다가 병이 나거나 사망한 아이들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2011년과 2012년에 사마르칸드(Samarkand)라는 지역에서 목화를 따다가 7명이 사망했다.

▲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대표이사
지난 1월 4일자 뉴욕타임스 사설에 "대우인터내셔널의 아동 강제노동 문제에 미국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제법상 17세이하 아이들에 대한 아동노동은 강제노동이라 규정한다. 우즈벡에서는 16세로 정하고 있다해도 7~15세 아동의 노동은 불법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2010년 말, 면펄프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글로벌 콤스코 대우(GKD)를 설립하고 우즈벡의 노후 면펄프 공장을 인수했다.

신설법인 GKD는 대우인터내셔널 지분 35%와 한국조폐공사가 65%의 지분 참여로 만들어진 합작회사다. 국내기업 뿐아니라 나아가 한국 정부가 연루되어 있는 것이다.

김종철 공익법센터 어필 대표 변호사는 2012년 국회 기재위원회의 한국조폐공사 국정감사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우즈벡의 인권 실태를 알렸다.

국제적 신발업체 나이키에서는 국제적 비난 여론에 따라 GKD와의 거래를 중단했고, 미국의 월마트, 영국의 테스코, 핀란드 대표 섬유회사 마리메코 등이 우즈벡 면화로 만든 직물거래를 중단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GKD 우즈벡 사업은 국제협약과 윤리강령에 위배되어 국가 이미지가 훼손되고 투자손실이 더 커지기 전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우즈벡 정부에서 주도하는 면화 사업에 대우는 어떤 권한을 갖고 있지 못하다. 단지 우즈벡에서 사업에 하는 외국계기업이라는 점에서 국제적 여론과 비난을 받고 있어 답답하다"며, "대우가 우즈벡 정부에 아동 강제노동 중단에 대해 지속적인 요청을 하고 있고 '2014 ILO(국제노동기구) 보고서'에서도 노동환경도 많이 개선됐다고 보고됐다"고 말했다.

또 "GKD 현장에서 아동 강제노동은 전혀 없으며, 대우가 우즈벡에서 사업을 그만두지 않는한 이 문제는 계속 제기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조폐공사는 그 목화 펄프로 지폐를 만들고, 국내 대기업이 섬유를 생산해 내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돈, 우리가 입는 옷이 외국 아동의 강제 노동으로 만들어 진 것이라는데서 우리도 자유롭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신관식 기자 shi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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