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업계 2위 '하이트진로'…그룹 안팎 세대교체 직면?
맥주업계 2위 '하이트진로'…그룹 안팎 세대교체 직면?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4.04.0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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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이호영 기자] 하이트진로그룹이 내외부적으로 변화의 파고를 넘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시장 점유율 싸움과 내부적으로는 경영진 세대 교체에 직면해 있다. 특히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대표 김지현)는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상태로 지주사의 향후 평가를 고려하면 그룹 내외 현안 가운데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일 오비맥주는 안호이저-부시 인베브(아태지역 대표 미쉘 두커리스) 등이 공식적인 인수를 완료하면서 현재 국내 맥주 시장은 외국 주주회사의 오비맥주와 국내 유일의 토종 주류회사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의 양사 경쟁구도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신세계그룹도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정관변경으로 맥주 사업 진출을 알렸고 롯데그룹은 정통 독일식 맥주를 4월 말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든다.

또한 주세법 개정과 함께 중소기업들도 맥주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에 부응, 수입 맥주도 진입이 확대되면서 바야흐로 맥주 시장은 외양의 확대와 함께 품질 다양화라는 변화에 직면해 있다.

현재 점유율 60%로 업계 1위인 오비맥주에 이어 하이트진로는 40% 점유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3일 하이트진로는 '카스 맥주'에 빼앗긴 1위 탈환을 위해 80년 양조기술 노하우를 집약해 상표 디자인에서부터 제조공정까지 신제품 수준의 '하이트 맥주' 리뉴얼을 단행, '뉴하이트'(New Hite)로 선보이기도 했다.

또 최근 하이트진로는 소비자의 맥주 맛 다양화에 대한 요구와 외국 주주회사인 오비맥주의 글로벌 경쟁력을 의식하고 에너지 맥주 '믹서리'(Mixery) 등 글로벌 주류 포트폴리오를 강화해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는 '라거맥주' 일색인 시장에 '에일맥주' '퀸즈에일'을 출시하기도 했는데 지난 1일 오비맥주도 이에 맞서 '에일스톤'을 출시하면서 1위 굳히기에 나서는 등 최근까지 맥주 시장은 오비와 하이트진로가 엎치락 뒤치락하며 치열한 점유율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같은 맥주 시장 양강 구도에 롯데주류는 4일 정통 독일식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Kloud)'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롯데주류의 생산량은 전체 시장에서 2~3%로 미미하지만 롯데는 초기 마케팅 비용으로 200억원~300억원 투자까지 거론될 만큼 맥주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야심차게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주류는 맥주 부문 영업 인력도 80명을 채용하고 있으며, 2017년까지 7,000억원을 투입해 충주에 연산 50만㎘ 규모의 제2공장도 건설할 계획이다.

한편 하이트진로그룹은 내부적으로도 커다란 변화에 직면해 있다.

지난 3월 말 오너 박문덕 회장과 하이트진로산업 박 회장의 형 박문효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동반 퇴진하면서 지난 2월 10일 그룹 비상장 계열사 '서영이앤티'의 '서해인사이트' 자회사 매각 배경에 또 다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룹사 내부적으로 경영진 세대교체가 가시화하고 있는 것.

지난 2월 10일 우회승계 계열사인 생맥주 냉각기 업체 서영이앤티(E&T)가 그룹내에서 '일감 몰아주기'식으로 덩치를 키워왔던 서해인사이트 지분 100%를 갑자기 그룹사와 전혀 무관한 한 IT업체에 400% 이익을 남기며 팔아치웠다.

서해인사이트는 하이트진로와 서영이앤티로의 일감 몰아주기로 성장해 설립 첫 해부터 7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덩치를 키웠다.

서영이앤티는 이같은 서해인사이트를 IT업체 '키미데이타'에 주당 2만 5,000원에 팔아 총 매각 대금은 25억원으로 취득 원가 5억원에서 2년 동안 약 400% 매각 차익을 남겼다. 

그 배경에 박문덕 회장 장남 박태영(36ㆍ현재 하이트진로 전무)씨가 최대주주인 서영이앤티가 하이트진로그룹의 정점에 서는 데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였다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박문덕, 박문효 회장이 지난 3월 말 동반 퇴진 전 박태영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서영이앤티에 힘을 실어주면서 제3세대 경영을 가시화한 움직임이라는 얘기다.

현재 하이트진로그룹은 박문덕 회장과 형 박문효 회장의 퇴진과 함께 경영진의 세대교체에 직면해있다. 박태영씨를 중심으로 한 3세 경영이 본격화하리라는 전망이다.

하이트진로그룹의 지주회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는 박문덕 회장이 지분율 29.49%로 최대주주다.

뒤를 이어 박문덕 회장 총수 일가 소유로, 장남 박태영씨와 차남 박재홍씨 등 박 회장의 두 아들이 1, 2대 주주인 서영이앤티가 지분율 27.66%로 2대주주다.

지주회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는 그동안 기업집단 지주사 가운데 외부 차입과 부채비율이 높은 지주사군에 속해왔다.

옛 진로 인수 여파가 지속되면서 외부 차입 부담이 과중한 상태인 것. 하지만 그 동안 주력 자회사들의 재무적 지원 가능성에 힘입어 재무 안정성은 안정을 유지해왔다.

향후 주력사인 '하이트진로'의 시장 점유율 회복과 주류시장 경쟁 구도 변화와 함께 시장 지위 유지 여부 등이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의 평가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는 현재의 과중한 수준의 재무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는 있지만 지난해에도 하이트진로홀딩스는 매출 6.7%, 영업이익은 8.0% 하락하면서 439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

'서해인사이트' 매각 배경으로는 이같은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였다는 분석과 함께 서영이앤티의 재무구조 개선도 이유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결국 이 두가지 모두 현재 하이트진로홀딩스의 2대 주주인 서영이앤티를 거치면서 박문덕 회장 장남 박태영씨가 최대주주인 서영이앤티에 힘을 실어주고 3세대 경영진으로 나서는 것을 용이하게 했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호영 기자 eesoar@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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