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일가, 자금·부동산 '샅샅이' 턴다
유병언 일가, 자금·부동산 '샅샅이' 턴다
  • 서영욱 기자
  • 승인 2014.04.2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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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유관기관과 합동조사…비리행위 적발 총력
▲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입주해 있었던 서울 강남구 역삼동 문진미디어빌딩의 모습. ⓒ뉴시스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수사당국이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검찰은 국세청과 관세청, 금융감독원과 정보를 공유하는 등 관계기관의 역량을 총 동원해 청해진해운과 관계 회사, 핵심관계자의 범죄 행위를 밝혀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다.

금감원에서는 횡령과 배임, 계열사 불법 대출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으며, 국세청에서는 탈세, 은닉 재산 추징, 역외탈세를 집중적으로 따져보고 있다. 세관은 재산 추적에 협조하고 있다.

 

◆ 수천억원대 부동산, 비자금 창구역할 했나

유병언 전 회장 일가는 국내외에서 수천억원대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산 증식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전 회장이 실소유한 것으로 의심받는 계열사가 수십곳에 달하는 만큼 회사 돈으로 부동산을 매입했거나, 반대로 계열사 부당지원이나 비자금 등을 은닉하기 위해 부동산을 돈 세탁 창구로 이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의혹이 점점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 전 회장이 실소유한 계열사 중 청해진해운, 천해지, 다판다, 문진미디어, 트라이곤코리아, 아해, 온지구 등이 보유한 부동산의 장부가액만 1,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주로 영농조합법인을 내세워 전국 각지에 460만평(1,500만㎡) 규모의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유 전 회장 일가는 또 미국,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상당한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 전 회장은 2006년 10월 맨해튼 부촌지역으로 꼽히는 어퍼이스트사이드 일대 아파트 한 채를 103만5,560달러에 매입했다. 1990년 5월에는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카운티에 소재한 990만㎡ 면적의 리조트단지를 세모 명의로 675만달러에 매입했다가 미국계 회사인 베어 패밀리 호텔리조트 측에 매각했다.

유혁기(차남)씨는 2007년 8월 미국 뉴욕주 북부 웨체스터카운티 일대 저택을 345만달러를 주고 매입했고 2003년에도 아내와 공동 명의로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아파트를 175만달러(약 20억원)에 사들였다. 또 2005년 12월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카운티에 소재한 부동산을 92만5000달러에 취득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국내외 부동산을 차명으로 보유한 것으로 의심하고 부동산 매입 경위와 자금 출처, 실소유주 등을 집중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유 전 회장 일가가 탈세, 재산 은닉, 비자금 증식 등을 목적으로 부동산을 차명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면 세월호 침몰 사고에 따른 배상책임과 맞물려 압류조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금융권에서 2천억원대 대출, 부실 수사 착수

금융당국은 유씨 일가 계열사에 2,000억원 이상의 대출을 제공한 금융사 20여 곳을 긴급 점검하기로 했다. 이 중 대출 규모가 큰 산업·경남·기업·우리은행에 대해서는 특별검사를 실시하고 유씨 일가의 자금줄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세모신협과 기복신협에 대해서는 신협중앙회를 중심으로 정밀 검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유병언 일가 계열사에 대출을 제공한 금융사는 20여 곳에 이른다. 우리·산업·국민·하나·외환·신한·중소기업·기업·경남·대구·전북은행, 농협, LIG손해보험, 더케이저축은행, 현대커머셜 등이 유병언 일가 계열사에 대출을 제공했다. 인평·한평·남강·대전·제주신협과 세모·기복신협도 세모 계열사에 자금을 빌려줬다.

가장 많은 대출을 해준 산업은행의 경우 천해지·청해진해운·아해 등에 500억원대의 자금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은행은 천해지·온지구 등에 300억원대의 자금을 빌려줬고, 우리은행도 세모·국제영상·다판다·문진미디어 등에 300억원대의 대출을 집행했다.

기업은행은 천해지·다판다·문진미디어 등에 200억원대의 자금을 빌려줬고, 국민은행은 청해진해운과 아해 등에 120억원대의 대출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금감원의 중수부로 불리는 기획검사국이 전담한다.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탄생한 기획검사국이 첫 업무로 유병언 일가 계열사에 대한 대출건을 맡은 것은 금감원이 이번 사안을 그만큼 중요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검찰은 지난 24일 유 전 회장 일가 자택, 청해진해운 본사 등 1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압수물 분석 작업과 함께 계좌추적에 돌입했다. 검찰은 청해진해운과 계열사 간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내부 회계자료와 법인자금 지출내역 등을 분석하는 한편 회사 전·현직 임직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를 차려놓고 계열사를 편법으로 지원하는 과정에서 회사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회장은 빼돌린 회삿돈을 자신의 두 아들에게 편법으로 증여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유 전 회장 일가가 국내외 2,400억~3,000억원 상당의 자산을 축적해가는 과정에서 청해진해운과 계열사 지분 대부분을 회사 임직원 명의로 차명 보유한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또한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탈세 및 국외 재산은닉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해외 페이퍼컴퍼니, 종교단체 등을 통해 복잡한 경로로 자금을 세탁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서영욱 기자 10sangj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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