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교회수련비까지” 신협, 유병언 일가에 ‘특혜’ 남발
“저금리에 교회수련비까지” 신협, 유병언 일가에 ‘특혜’ 남발
  • 서영욱 기자
  • 승인 2014.05.1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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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청해진해운 관련 검사 중간 발표…부실대출 등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
▲ 청해진해운 주요 관계사 및 관계인 구조도 ⓒ금융감독원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금융회사들이 유병언 일가에 돈을 빌려줄 때 담보나 회수 가능성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대출을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유병언 일가는 이 돈으로 자회사를 불법 지원하는데 썼으며, 특히 신협에서는 교회 수련비를 지원하거나 유병언 회장의 사진을 고가로 구입하는 등 근거없는 특혜를 남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 금융권, 대출심사·담보취급·사후관리 등 총체적 부실

15일 금융감독원은 청해진해운과 유병언 일가에 대한 특혜대출, 대출금 유용, 외화밀반출 및 재산 해외도피 등에 대한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의 조사결과 앞서 지적된 바와 같이 은행들은 대출취급 시 미래 수익성을 과대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해진해운에는 선박보험 담보를 취득하면서 운항관리능력 및 선박우선특권에 대한 검토를 누락했고, 트라이곤코리아에는 자금용도가 은행대출을 받기 어려운 관계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자금용도 심사를 생략했다.

기독교복음침례회에는 담보가를 평가할 수 없는교회건물 및 토지를 담보로 취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운전자금 한도도 부실하게 운영됐다. 천해지에는 운전자금한도 산정 예외적용대상 등에 대한 검토도 없이 지속적으로 운전자금 한도를 초과해 취급했고, 대기업에 대한 운전자금 한도제도 적용을 사실상 배제 및 중소기업 대출 취급 시 운전자금 한도 산정방법을 임의로 변경할 수 있도록 운전자금 한도관리제도를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노른자쇼핑은 신규점포 개설에 필요한 세부 자금명세 및 점포 개설여부도 점검하지 않고 총 7억원의 기업운전자금대출을 취급했고 현금수입계좌 유치 등 대출승인조건을 미이행했음에도 별도조치를 실시하지 않았다.

기독교복음침례회는 교회신축 지연 및 이자연체 등에도 불구하고 별도조치 없이 기한을 연장해줬다.

대출자금 용도의 사후관리도 부적정했다. 천해지와 온지구 등은 관계사가 운전자금으로 대출을 받아 다른 관계사 및 관계인을 지원했고, 아해는 시설자금대출 일부가 용도 외로 유용됐음에도 사후관리 조치가 없었다.

트라이곤코리아는 완전자본잠식 등으로 부실징후 기업에 해당하는 관계사 대출금의 자산건전성을 ‘정상’으로 분류하는 오류를 범했다.

불법 외화유출 혐의도 포착됐다. 금감원은 해외현지법인의 투자지분 제3자 무상양도 또는 헐값 처분, 잔여재산 미회수 등으로 총 760만 달러의 투자자금 회수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천해지 등 관계사는 유병언이 해외에 설립한 현지법인에 유병언의 사진작품 매입 및 저작권료 지급 등의 명목으로 총 2,570만달러를 송금했다.

또 해외현지법인 자회사 설립신고위무 위반, 투자관계 종료 이후 청산보고서 미제출 등 총 16건의 외국환거래법규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이외에도 천해지는 특수관계자인 아해프레스에 지급한 선급금(164억원) 및 재고자산(전시작품) 매입거래(4억원)를 감사보고서 주석에 미기재했고, 다수의 관계사가 관계사간 지급보증, 유형자산 매매, 매출 및 매입거래 등을 재무제표 주석에 누락했다.

관계사 종업원을 동원한 자금 조성 혐의도 포착됐다. 지난 1094년~1997년 중 ㈜세모 종업원 등(1,035명)이 보증기관의 소액대출보증서를 발급받아 184억원(1,821건)을 대출받았으며 실차주는 ㈜세모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 신협, 이유없이 유병언 일가에 자금지원 등 ‘수상’

일부 신협은 유병언 일가 4명에게 특별한 이유 없이 2006년부터 2012년까지 66억원을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해진해운 관계사들은 신협대출 등을 통해 총 727억원을 마련해 다른 관계사에게 총 514억원을 지원했고, ㈜에그앤씨드는 ㈜한국제약이 9개월전 9.7억원에 취득한 부동산(공장)을 17억원에 고가매입하기도 했다.

또 조합원들이 신협에서 3~500만원의 신용대출을 받아 건강식품 구매명목으로 소속교회계좌로 입금한 자금을 기독교복음침례회로 다시 송금하기도 했다.

일부 관련 신협의 경우, ㈜하니파워에 연체중인 은행대출(8억2,800만원)을 대환취급해줬고 은행(10.8%)보다 저금리(8.8%)를 적용하거나 연체이자(3,000만원)를 감면하는 등 특혜를 제공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관계사인 금수원의 지시로 매년 기독교복음침례회 여름수련회 행사비를 지원했고, 유병언의 사진작품을 고가에 매입하기도 했다. 사진 4매 11백만원, 사진캘린더 12개 2.4백만원)

이에 대해 금감원은 “검찰과 공조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통보하는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할 계획이며 금융회사 및 그 임직원의 위법․부당행위에 대해서는 제재심의절차 등을 거쳐 강력한 제재조치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또 “청해진해운 관계사들의 자금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검사과정에서 드러난 금융관행 및 제도상 문제점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개선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18일부터 여신검사, 외환조사, 회계감리 및 보험검사 등 4개 분야, 87개 금융회사 및 기업 등에 대한 금융검사를 위해 156명을 투입해 조사 중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현재 파악된 청해진해운 관계사는 총 70개사며, 지주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천해지(42.8%)를, 천해지가 청해진해운(39.4%) 등을 지배하며, 금융회사 여신이 있는 관계사는 46개사로 조사됐다.

현재 70개 청해진해운 관계사 중 여신이 있는 46개사에 대한 41개 금융회사의 총 여신액은 3,365억원이며, 이 중 천해지가 934억원으로 전체여신의 28%를 차지하고, 기독교복음침례회(515억원), 아해(249억원), 온지구(238억원) 순이다.

은행 13곳에서 대부분인 2,822억원(83.9%)을 빌렸고 상호금융 10개사로부터 322억원(9.6%)을 대출받았다.


서영욱 기자 10sangj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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