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조, 외환카드 분할 반대하는 이유
외환은행 노조, 외환카드 분할 반대하는 이유
  • 서영욱 기자
  • 승인 2014.05.22 17:2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인정보보호 미흡·론스타 논란 등 약속 지키지 않아”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외환은행의 카드사업을 분리하는 금융위원회의 예비승인이 떨어진 가운데,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앞으로 하나금융지주는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합병 작업에 속도를 낼 예정인데,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을 위한 특혜성 조치였다며 반발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2012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5년간 독립경영을 약속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이 이 약속을 뒤집고 카드부문을 우선 통합하려 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우선 금융업계의 대규모 개인정보유출 사태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가 제대로 심사조차 하지 않고 급하게 승인을 내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외환카드 분할은 오랜시간 금융위 통과를 못했는데, 올 초 터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여파가 컸다.

현재 외환은행은 250억원을 들여 은행 고객과 카드 고객의 정보를 완벽히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기존의 유출사태가 금융 계열사들이 고객데이터베이스(DB)에 자유롭게 접근하면서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하지만 이 분리작업이 완료가 채 되기도 전에 금융위에서 예비 승인을 내줬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2월 국정조사에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DB와 네트워크 등의 완전한 분리를 해야 한다”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서 개인정보가 정확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조치를 마치고 나서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노조는 “금융당국은 물리적 분리에 대한 단 한 번의 실사나 검증도 없이 금감원은 안건을 금융위로 넘겼고, 안건을 받고서 불과 사흘 만에 금융위는 분사승인을 내줬다”며 “예비승인과 동시에 통합전산 개발에 돌입하므로, 예비승인은 곧 본승인”이라고 지적했다.

외환카드는 이와 관련된 전산 시스템을 오는 6월18일 개발 완료하고 테스트를 거쳐 6월 말까지 오픈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다음 달까지 분리가 완료되면 심사를 거쳐 최종 본인가·본허가를 내준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또 “이번 카드통합 시도는 외환은행에 대한 하나지주의 일방적인 자산강탈 이외, 그 어떤 목적도, 그 어떤 효과나 시너지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카드통합 추진 이전 4년간 하나SK카드는 연평균 143억원의 적자를 낸 반면, 외환카드는 연평균 1,403억원의 흑자를 내 왔다. 하나SK카드의 부실을 메우려고 멀쩡한 외환카드와 외환은행의 일방적 피해를 강요하는 것이 카드통합의 실체라는 것이다.

노조는 “외환카드의 모든 자산과 향후 수익까지 다 챙겨가면서 하나지주가 내는 돈은 한 푼도 없다”며 “대신 외환은행이 6,400억원의 자본금까지 출연한다. 이것은 명백한 자산강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먹튀’ 논란을 일으킨 외환은행의 전 대주주 론스타 논란도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금융당국의 조치는 부적절했다는 것이다.

지난 2012년 하나금융과 인수 계약을 체결한 론스타 펀드는 지난 9년간 대주주 자격이 없는 상태로 외환은행을 불법점유한 뒤 막대한 이익을 남긴 채 회사를 넘겼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지난 3월에는 론스타가 인수자격이 없다는 점을 시인했음에도 금융당국이 이를 묵인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을 키웠다. 시민단체 등은 이를 묵인한 이른바 ‘론스타 게이트’ 7명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노조 “1998년 IMF 위기 이후 사측이 아닌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부실을 해결했고 그 과정에서 4,000여명이 회사를 떠나고 급여를 반납하는 등 회사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하지만 론스타가 불법적으로 회사를 점유한 뒤 4조7,000억원의 이익을 남긴 채 하나금융에 매각했다는 점에 대해 큰 불만을 나타냈다.


서영욱 기자 10sangja@naver.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