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근로자 또 백혈병으로 사망
삼성, 반도체 근로자 또 백혈병으로 사망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4.08.0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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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물질 노출 공장서 23년 근무, 삼성 반올림과 6차 협상 예정
 

[이지경제=신관식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또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일하던 이범우(46)씨가 지난 1일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 숨졌다고 5일 밝혔다.

이씨는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에서 백혈병 진단을 받고 서울 삼성의료원으로 옮겨 항암 치료를 받았으나 한 달 만에 숨을 거뒀다.

고등학교 졸업 후 1986년 삼성반도체 부천공장에 입사한 이씨는 1991년 온양공장이 설립된 이후 23년간 이 공장에서 설비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했는데, 반올림 측은 이씨가 담당했던 설비 유지·보수 업무는 이 공장에서 취급하는 유해물질에 단기간 고농도로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2년전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조사결과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사용하는 에폭시 수지류 화학물질 부산물인 벤젠과 포름알데히드 등에서 발암물질이 생성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유지·보수 작업은 단기간에도 고농도 유해물질에 노출이 가능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온양공장에서 근무하다 림프조혈계 질환으로 숨지거나 투병 중인 노동자는 고 박지연씨와 김은경씨, 송창호씨, 유명화씨 등 4명이다. 또 뇌종양으로 숨진 이윤정씨와 난소암으로 사망한 이은주씨 등도 수년간 같은 공장에서 근무했다.

지금까지 반올림에 제보된 삼성전자 온양공장의 노동자 피해사례는 40건에 이르며, 이 중 백혈병과 재생불량성 빈혈 등 림프 조절계 질환 관련 제보자는 모두 12명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동고동락했던 동료를 잃은 것은 회사의 가장 큰 슬픔이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하며 애도를 표했다.

반올림 관계자는 "삼성은 고 이범우씨의 죽음 앞에 백배 사죄하고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지난 5월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가 '성심성의껏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한 이후에도 여전히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채 수많은 노동자들의 죽음을 몰고온 참사에 대해 책임지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삼성과의 교섭, 산재인정 절차 뿐만 아니라 반도체 노동자의 산업현장 등에서 해결책이 온전하게 마련되도록 싸우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삼성 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은 그동안 반도체 사업장 근로자들의 백혈병 피해 문제 해결을 놓고 지난달 30일까지 다섯번의 대화를 가졌지만 이렇다 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삼성전자 측은 적절한 보상 조치를 우선으로 하겠다는 입장이고, 반올림은 사과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어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직업병으로 인해 안타까운 목숨을 또 잃게 된 것이다.

양측의 6차 대화는 오는 13일에 가질 예정이다. 이번에는 속시원한 해결책으로 지켜보는 국민들의 답답함을 풀어주길 기대해 본다. 


신관식 기자 shi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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