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대 PC유통망 '용산전자상가' 어디 갔나?
[기자수첩] 최대 PC유통망 '용산전자상가' 어디 갔나?
  • 양동주 기자
  • 승인 2014.09.0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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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구매·스마트폰 여파로 소비자 발길 끊겨
   
▲ 한산한 모습의 선인상가 내부

[이지경제=양동주 기자] 국내 PC산업 최대 유통망인 용산전자상가가 불황의 터널에서 신음하고 있다. 

용산역 뒤편 넓은 부지에 자리잡은 용산전자상가는 그동안 선인상가, 터미널전자상가, 전자랜드 등 다수의 상가가 밀집한 국내 최고의 전자제품 유통망으로 군림해왔다. 하지만 최근 둘러본 용산전자상가의 모습에서 예전의 활기는 보이지 않았다. 

용산전자상가 방향으로 발걸음으로 옮기는 도중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장막으로 가려진 옛 터미널전자상가의 터였다. 용산역과 용산전자상가를 이어주던 터미널전자상가는 재개발 공사를 거쳐 머지 않아 관광호텔로 거듭날 예정이다.

가장 유동인구가 많았던 선인상가 역시 용산전자상가에 닥친 불황의 늪을 피해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PC를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상가 내부는 한산한 모습이었고 방문객들을 귀찮게 하던 호객행위도 그 수위가 낮아진 상태였다.

실제로 얼마전까지 자리가 나기 무섭게 채워지던 선인상가에서 셔텨를 내린 매장을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터미널전자상가의 재개발 공사와 함께 상인 다수가 이전했음에도 선인상가에서 영업을 하지 않는 상점들이 많아졌다는 건 이곳의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 용산전자상가 곳곳에서 셔터를 내린 점포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내심 신학기 특수를 기대하던 용산전자상가 상인들을 더욱 한숨짓게 한다. 전통적으로 8~9월은 개강과 함께 학생들을 중심으로 노트북, PC 구입의 비중이 높은 시기였지만 불황의 여파로 이마저도 녹록치 않게 된 것이다.

선인상가의 한 상인은 “유동인구가 급격히 줄면서 경기 불황을 몸소 체감하고 있다”라며 “가끔 상점에 들어오는 사람들조차 가격만 문의하고 발걸음을 돌리기에 급급하다”라고 대답했다.

사실 용산전자상가의 위상 추락은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 그동안 용산전자상가는 다양한 전자제품 중에서도 유독 PC와 노트북을 취급하는 상인들의 비중이 높은 상황이었다. 이런 와중에 태블릿PC, 스마트폰의 보급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반대급부로 PC 구매를 위해 이곳을 찾는 발길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게 된 것이다.

   
▲ 옛 터미널전자상가 자리를 비롯한 인근 지역에 신축 예정인 관광호텔 조감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PC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인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인근 상가 수리업체 관계자는 “소비자의 발걸음이 한산해지면서 수리에 대한 요구도 줄어들었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다”라며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수리업무 실적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PC 판매에 있어 온라인 비중이 높아진 점도 용산전자상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대리점들이 온라인 판매에 열중할수록 덩달아 용산전자상가에 입점해야 하는 필요성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용산전자상가 인근으로 옮겨가는 상인들로 인해 결국 용산전자상가는 공동화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양동주 기자 djyang@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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