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서울버스’ 껴안은 ‘다음’에 대한 기대
[기자수첩] ‘서울버스’ 껴안은 ‘다음’에 대한 기대
  • 양동주 기자
  • 승인 2014.09.1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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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양동주 기자] 창의적인 발상과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부르짖기 이전에 그만큼의 '기반'이 마련됐는가를 곰곰이 생각해보자.

대다수의 사람들은 우리 사회가 자의든 타의든 개개인의 개성을 조직이라는 이름으로 억압하는데 익숙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특히 무형의 가치를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부터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인색하기 그지없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접하게 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무료 버스정보 앱 ‘서울버스’ 인수 소식은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사안이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던 유주완 대표가 고등학생 신분이던 2009년 12월 개발한 서울버스 앱은 스마트폰을 통해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버스 도착 시간, 운영 노선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제작된 아이디어 상품이다.

   
▲ '서울버스' 앱 화면

별것 아닌듯한 생활속의 발견이 서울버스 앱이라는 참신한 발명품으로 재탄생하면서 사용자들는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를 필요가 없어졌다. 소소한 일상의 아이디어가 스마트 기술로 연결되자 사람들은 열광했고, 서울버스 앱은 무형의 재화가 지닌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에 충분했다.

물론 다음의 서울버스 앱 인수를 상업적인 관점으로 삐딱하게 바라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카카오와 합병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다음의 입장에서 서울버스 앱은 다음지도, 카카오톡과 함께 시너지를 기대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재화인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는 별도의 회원 가입 없이 대부분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던 현재의 모습에서 서울버스 앱이 어떤 식으로 변화를 맞이할지 궁금증이 더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확한 로드맵을 밝히지 않았지만 다행스럽게도 다음 측은 기본적인 서울버스 앱의 특성을 이어가겠다고 언급하고 있다. 바꿔 말하자면 공익성에 입각한 앱을 특성을 보존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공공성이라는 취지가 다음의 품속에서 희미해지지 않는다면 서울버스 앱 인수는 충분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게다가 개발자 혼자 충당하기에 여타 운영적인 어려움이 산재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다음의 서울버스앱 인수는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른다. 최소한 참신한 아이디어 상품이 자본의 논리에 묻혀 버리는 상황은 모면했기 때문이다.

갑의 논리와 거대 자본을 앞세운 무차별적인 기업의 접근 방식에 대해 안타깝게도 우리는 어떤 물리적인 힘도 행사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황소개구리마냥 자신보다 몸집이 작은 모든 것들을 닥치는대로 잡아먹는 모습을 원하지 않는다.

다음의 품속에서 서울버스 앱이 다음 세상을 향하는 진정한 길잡이가 되길 응원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양동주 기자 djyang@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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