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영향 제한적, 장기화 대비해야
엔저 영향 제한적, 장기화 대비해야
  • 김태구 기자
  • 승인 2014.10.0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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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 수출 타격, 핵심 부품 원가 하락 생산비 절감
향후 직거래 시장 개설 등 정부차원 대책 시급
 

[이지경제=김태구 기자] 원엔 환율은 국내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원화 강세와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지속적인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2013년 1월 이후 원화는 달러화 대비 3.9% 평가절상된 반면, 엔화는 13.5% 평가절하됐다.

지난 1일 달러엔 환율이 장중 110엔을 돌파하며 엔저 공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2008년 이후 6년 2개월만에 최고치다. 일부에선 원엔환율이 100엔당 800원까지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내년에도 일본의 추가적 양적완화 조치와 미국의 출구전략(금리인상)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엔화 약세 추세는 지속할 전망이다.

원엔 환율 하락할 경우 국내기업은 환율 절상률만큼 달러 표시 수출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지만, 일본기업은 달러표시 수출 가격 인하 여력이 발생한다. 따라서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는 국내기업의 수출 가격 경쟁력 악화를 의미한다.

다수 전문가는 내수 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수출 여건 악화는 향후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타나 엔저 영향은 부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엔저에도 불구하고 올 9월까지 수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하며 선전하고 있다. 엔저 영향으로 대일본 수출은 2011년 이후 감소하고 있지만 제3국으로의 수출 영향은 제한적이다.

대일 수출 타격 VS 부품 단가 인하
대일 수출은 엔저로 2011년 이후 감소세다. 2012년 2.2%, 2013년 10.7% 감소했고 올해 8월까지도 4.3% 줄었다. 주력 품목 중 철강판은 수출 호조세로 반전됐으나 석유제품, 무선통신기기, 반도체 등은 부진 지속했다.

철강판은 일본재해 이후의 재건 수요, 자동차 생산 확대 등에 따른 내수 증가로 수요가 증가했다. 하지만 석유제품의 경우 차량용, 발전용 석유연료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고 가솔린, 디젤 등 주요 제품은 공급과잉인 상태다. 무선통신기기도 소니, 샤프, 후지쓰 등 일본 전자업체들에 대한 선호와 애플 아이폰 확대 영향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IT 시장조사기관 스트라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애플 44.8%, 소니 15.4%, 샤프 13.9%, 후지쓰 6.9%, 삼성 6.9% 순이다.

엔저가 대일 무역 거래에 부정적인 영향만을 미친 것은 아니다. 대일 수입비중이 큰 소재·부품 분야에 있어서 엔저는 수입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내수 및 수출 관련 제품의 원가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산업용 로봇 전문 업체 로보스타 김이용 차장은 “엔저로 인한 수출 타격보다는 핵심 부품의 원가 하락으로 인한 생산비 절감 효과가 더 컸다”며 “향후 동향을 살펴봐야 하지만 엔저에 인한 영향은 크지 않으리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엔저 영향 미약…국내 기업 체력
엔저가 대일 수출기업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일본 이외 시장에서의 수출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대비 주요 지역에서 일본의 점유율이 하락했지만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EU로의 수출은 호조세다. 주요국과의 비교에서도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은 주요 71개국 평균 2.4%를 웃돌고 있다.

일본과 경합품목인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철강, 선박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올 상반기 기준 수출은 세계 7위, 수입 9위, 무역 8위 유지하고 있다.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설실 오세환 수석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엔저에 관한 보고서에서 “2000~2014년기준 원엔 환율 10% 하락 시 우리나라의 수출물량은 1.6% 하락하는 것으로, 2007~2014년기준으로는 0.9% 하락 추정된다”며 “수출 상대가격(=한국수출단가/세계수출단가) 및 세계 수입 수요 변화가 원엔 환율 변동보다 수출물량 증감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최근 엔저가 과거와 같은 급격한 수출물량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기적인 엔저에 대비할 때
향후 일본 기업들이 본격적인 수출단가 인하할 경우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오세환 연구원은 “일본기업들은 과거 오랜기간 지속된 엔고에 대한 학습효과와 고급브랜드 이미지 유지, 해외생산 확대, 수익성 중시 전략 등을 통해 수출단가 인하 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 측면이 있다”며 “향후 본격적인 수출단가 인하에 나설 경우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그는 엔저 지속할 경우 “정부 차원에서 원엔 직거래 시장 개설, 환변동보험료 지원 확대 등을 검토하는 한편 우리 기업들 스스로한일 기술협력, 일본기업 M&A 등 보다 적극적인엔저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태구 기자 ktg@ezy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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