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윤병효 기자] 대기업들이 순환출자 방식에서 탈피하는 것이 유행처럼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을 갖고 있는 한진그룹도 유행에 합류했다.
최근 한진칼은 지주사 전환을 위해 1조1,3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진칼은 새로 발행한 주식을 대한항공 주식과 교환해 대한항공을 자회사로 만들고, 이를 토대로 한진그룹의 지주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한진칼은 주당 2만3,859원에 보통주 4,752만9,234주를 신주로 발행할 예정이다. 이를 대한항공 주식 3,000만주(주당 3만7800원)와 1.58430781주 : 1주비율로 교환한다는 것.
이번 주식매수는 공개매수에 응한 대한항공 기명식 보통주식의 주주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현금매수 방식이 아닌, 응모 주주에게 한진칼 기명식 보통주식을 발행해 교부하는 '현물출자 신주발행의 방식'이다.
한진칼은 이번 주식교환 목적이 지주사 요건 충족에 있다고 명시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월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밝혔고 같은 해 8월 한진칼과 대한항공으로 인적분할했다.
현재 한진칼은 대한항공 지분 6.9%를 보유하고 있는데, 주식교환이 완료되면 58%를 보유하게 된다.
이를 통해 한진→한진칼→정석기업→한진으로 이어지는 한진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은 한진 9.87%, 조양호 회장 6.76% 등 특수관계자가 우선주 포함 약 31%를 갖고 있다. 한진은 정석기업 19.41%, 조양호 회장 6.87% 등 특수관계인이 34.59%를 갖고 있다.
최근 삼성그룹도 3세경영이 시작되면서 순환출자 방식에서 벗어나 삼성전자가 총괄 지배하는 단순지배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는 등 대기업에서 단순출자 방식 전환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순환출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순환출자는 한국에서만 유독 많이 쓰이고 있어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고, 순환출자 그룹은 정기공시를 통해 정보를 알려야 하는 부담도 있기 때문에 최근 대기업들이 단순출자 방식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yb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