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절대반지 갖고 싶니? ‘호빗 - 다섯 군대 전투’
[리뷰] 절대반지 갖고 싶니? ‘호빗 - 다섯 군대 전투’
  • 자유기고가 김영현
  • 승인 2014.12.2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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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잭슨의 중간계 6부작 탐욕과 욕심을 중심으로

'반지의 제왕'에서 '호빗'까지 탐욕의 역사  

사우론이 중간계를 지배하기 위해 만든 단 하나의 반지, '절대반지'를 가지고 ‘반지의 제왕’에서 ‘호빗’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탐욕과 욕심을 그 중심에 놓는다.

   
▲ 루카스 크라나흐의 아담과 이브, 1526, oil on panel, 117 x 80.5 cm

인간의 악함을 만들어 내는 탐욕, 성경에도 신이 되고자 하는 인간의 탐욕이 선악과를 따먹는 결과를 만들었다. 그리고 인간은 그 결과의 대가를 치르게 된다. 바로 악의 시작이다.

사우론도 세상을 지배하려는 욕심으로 절대반지를 만들고 중간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호빗 - 다섯 군대 전투’를 끝으로 완결되는 피터잭슨의 중간계 6부작을 통해 탐욕과 욕심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욕심은 양날의 검과 같다. 부정적인 느낌이 강하지만 긍정적인 면 또한 있다. 욕심이 없다면(없었어도 성장했을지도 모르지만) 인간은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욕심이 과해 탐욕에 이르면 파멸의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과한 욕심으로 자신의 힘을 너무 많이 불어 넣은 '사이론'은 반지 없이는 온전히 힘을 쓰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다.

   
 

'골룸'은 우리가 빠지기 쉬운 욕심의 함정을 가장 잘 보여준다. 오로지 절대반지를 소유하고자 하는 탐욕에 빠져 맹목적으로 절대반지만 바라본다. 절대반지의 힘으로 정해진 수명을 넘어 살게 되지만 운명을 거스른 결과인지 몰골은 흉측하게 변하고 욕심을 버리지 못하며 결국은 그토록 갖고 싶던 절대반지와 함께 최후를 맞는다.

‘호빗 - 다섯 군대 전투’에서는 황금을 통해 욕심의 참혹함을 잘 보여준다. 참나무방패 '소린'은 스마우그의 황금에 눈이 멀어 초심을 잃고 자신의 할아버지가 걸었던 파멸의 길을 걸으려 한다. 욕심이 커질수록 소린은 점점 이성을 잃고 급기야 생사고락을 함께 한 동료들을 의심하기에 이른다.

'물질' 수단과 목적 사이의 외줄…

황금 곧 물질은 중요하며 그것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하지만 그것들은 우리가 살아가기 위한 수단일 뿐 목표·목적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영화에서 '바드'는 스마우그로 인해 폐허가 된 마을의 재건을 위해 소린에게 약속했던 금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미 이성을 잃은 소린은 전쟁을 불사하며 자신의 약속마저 져버린다. 바드는 자신의 가족과 마을을 위한 황금이 필요했고 소린은 자신의 욕심을 위해 황금이 필요했다. 황금을 목표로 보는 자와 수단으로 보는 자의 차이일 것이다.

피터 잭슨은 ‘다섯 군대 전투’를 통해 황금보다 중요한 가치들을 이야기 한다. '바드'는 황금이 아닌 자신의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며 황금은 그저 아이들과 마을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스란두일'도 엘프의 보물을 되찾기 위해 전투에 나선다. 그의 욕심으로 많은 엘프들이 희생을 치르며 많은 희생이 있은 후에야 타우리엘을 통해 잃어버렸던 사랑의 마음을 회복한다.

황금 곧 물질과 절대반지로 상징되는 권력은 도를 넘어서게 되면 우리를 파멸시키는 악으로 작용한다.

그것들을 적절히 조절하고 이겨낼 때, 우리는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다. '빌보'와 '프로도' 모두 절대반지의 유혹을 이겨낸다. 욕심이 없는 호빗이기에 가능 했을까? 골룸도 호빗이었지만 반지의 유혹에 넘어가고 말았다.

골룸은 혼자였지만, 빌보와 프로도에게는 그들을 지켜주고 응원해주는 동료들이 있었다. 빌보에게는 소린일행과 간달프가 함께 했고 프로도에게는 샘과 반지원정대가 있었다. 이 또한 하나의 중요한 가치임을 알 수 있다. 진정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 동료들과 함께였기에 '절대반지'로 대변되는 탐욕을 감당 할 수 있었다.

골룸은 혼자인 자신의 모습을 극복하고자 스미골이라는 또 다른 자아를 만들지만 그것은 허구일 뿐이다.
우리 사는 세상 또한 점점 절대반지에 눈이 먼 골룸들로 가득 해 지는 것 같다.

탐욕과 물질의 사회학 

이러한 세상의 흐름은 땅콩회항이라는 황당한 사건으로 우리 눈앞에 영화보다 더 영화처럼 펼쳐지고, 사회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부디 절대반지에 집어 먹혀 살아가는 골룸처럼 되지 마시라. 절대반지는 결국 자신을 갉아 먹고 파멸을 불러올 뿐이다. 욕심의 끝은 파멸이다.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세상에는 차고 넘친다. 절대반지는 그냥 녹여버리시라.

피터 잭슨의 중간계 여행은 여기서 끝나지만 우리의 여행은 계속된다. 여행이 지루하고 힘들 때면 꺼내 볼 영화가 하나 더 늘어 기쁘다. 바라기는 ‘실마릴리온’의 남은 부분도 영화로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추신 - ‘호빗’시리즈는 꼭 HFR(High Frame Rate)3D로 관람하기를 권한다. HFR3D가 주는 영상 충격은 엄청나다. 마치 평면의 영화관 스크린의 뒷공간이 펼쳐지는 느낌이다. 기존의 3D영화들은 영화 중간 중간 관객의 눈앞으로 갑자기 무언가를 튀어나오게 하거나 하는 식의 효과를 주고는 했다.

하지만 피터 잭슨은 반대로 스크린 뒤의 공간을 확장하여 영화관객이 그 공간에 실제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만들었다. ‘호빗’시리즈의 인트로 부분을 보면서 마치 연극 공연을 보는 것처럼 세트와 배우가 눈앞에 실제 하는 것처럼 보였다.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고 시도하는 피터 잭슨의 장인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이지경제 = 자유기고가 김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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