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다보스 '한국의밤'에 북한이 홍보된 이유
[기자수첩] 다보스 '한국의밤'에 북한이 홍보된 이유
  • 윤병효 기자
  • 승인 2015.01.2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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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술·음식 높은 인기, 세계 경제거물들에게 한반도 통일 강조

지난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한국의밤' 행사에서는 특이한 일이 벌어졌다. 행사를 주최한 나라는 한국인데 정작 행사장에서는 북한에 대한 열띤 홍보가 이뤄진 것이다.

행사장에는 북한에서 빚은 백로술과 인풍술을 비롯해 옥수수 타락죽, 두부밥, 개성무찜, 녹두전, 청포묵샐러드 등 북한 음식이 주메뉴로 나와 행사 참가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 사진 왼쪽부터 한덕수 무역협회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자스팔 빈드라 스탠다드 차타드 아시아 CEO

이 뿐만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의 주요 참석자들은 세계 경제거물들을 모아 놓고 한반도 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행사를 주최한 전경련의 허창수 회장은 "한반도 통일은 전 세계가 공동 번영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고, 일본·중국·러시아를 아우르는 동북아 경제권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새로운 투자와 비즈니스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며 "한반도 통일에 대한 글로벌 경제계의 지지와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한반도 통일시대가 머나먼 이상이 아니라 구체적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역시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통일한국이 국제사회에 제공할 비전과 혜택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제이콥 프렌켈 JP모건 회장, 존피스 스탠다드 차타드 회장, 요리히코 코지마 미츠비시 회장, 토니 페르난데즈 에어아시아 회장, 이브라힘 알 아사프 사우디아라비아 재경부 장관, 앨런 콘 미국 국토안보부 차관 등 42개국에서 글로벌 리더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처럼 한국 인사들이 세계 경제거물들에게 북한과 통일을 홍보한 이유는 제3자를 통해 통일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실 남과 북은 겉으로는 모두 통일을 외치고 있지만 세부적으로는 자존심 때문에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과 북이 화해를 하려면 제3자를 통해 화해의 장이 주선돼 누가 먼저 자존심을 굽힐 필요 없이 동등하게 만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자원이 풍부한데다 사회인프라가 거의 없기 때문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북한은 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중요 길목에 있어 세계 교역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영향은 모두 세계 경제발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경제거물들이 다 모인 다보스 한국의밤 행사에서 북한과 통일이 강조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행사 마지막에서는 참가자들에게 개성에서 만든 손수건이 전달됐다. 손수건에는 이런 의미가 내포돼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직 북한이 남아 있다."


윤병효 기자 yb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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