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메리칸 셰프' 샌드위치는 역시 맛있다
[리뷰] '아메리칸 셰프' 샌드위치는 역시 맛있다
  • 자유기고가 김영현
  • 승인 2015.02.0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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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이 만드는 샌드위치 같은 영화

아메리칸 셰프는 극의 주인공 칼이 만드는 샌드위치 같은 영화다. 샌드위치는 우리가 쉽게 먹을 수 있는 간식으로 또 한 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다. 또 그 재료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내는 영화다. 맛있는 샌드위치 같은 아메리칸 셰프 안에 들어있는 맛있는 재료들을 살펴보자.

주인공 칼은 요리를 사랑하고 열정적이고 책임감 있는 셰프다. 10년여를 일류 레스토랑에 근무하며 자신의 일을 해나간다. 하지만 평론가의 방문이후 자신의 현실을 깨닫게 된다. 칼은 어느 순간 자신이 원하지 않는 요리를 하고 있는 처지가 된 것이다.

   
▲ 평론가를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셰프 칼 캐스퍼의 음식

칼은 평론가의 방문에 새로운 메뉴를 내놓으려 한다. 하지만 레스토랑의 오너 리바는 기존의 메뉴가 수입이 좋고 사람들이 찾으니 평론가에게도 같은 메뉴를 내가라고 지시한다. 셰프 칼은 주방은 자신의 영역이라 주장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갑과 을의 관계를 넘지 못한 것이다.

칼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하지만 리바는 새로운 것에서 오는 실패를 원치 않았다.

결국 칼은 레스토랑을 그만두고 무직신분이 된다. SNS를 통해 퍼진 평론가를 향한 분노영상이 인터넷에 퍼져 재취업도 어려운 상태가 된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이혼한 부인 이네즈의 전전남편의 도움으로 샌드위치를 파는 푸드트럭을 시작한다. 그리고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샌드위치 판매를 시작한다.

칼은 이 공간을 통해 자신의 행복을 찾아간다. 칼은 이 공간에서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각 지역의 맛있는 재료들을 사용해 특징 있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손님들에게 대접한다. 그가 요리를 시작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자기가 하고 싶었던 하고자 했던 요리를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아들 퍼시와의 관계가 회복된다.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시절 칼은 일에 집중하느라 퍼시와의 진짜 관계는 뒷전에 있었다. 퍼시에게 의무적인 아버지의 역할만 다한다. 칼의 피상적인 모습을 퍼시와 함께 놀이동산에 간 장면에서 짧고 굵게 느낄 수 있다. 그런 퍼시와의 관계가 회복되는 계기가 칼의 실직과 푸드트럭이 된다.

퍼시는 칼이 자신에게 무언가를 가르쳐 주는 것에 참으로 기뻐한다. 진심으로 다가오는 아버지의 모습에 반응한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진정성이 없다면 그것은 껍데기일 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정에 굶주리고 사랑이 필요하다. 평론가도 칼의 사정을 알기나 했는지 그의 요리는 사랑받기 위해 투정하는 요리 같다고 했다. 그의 마음이 요리에도 그대로 전달되었나 보다.

SNS가 가지는 '명암' 자신만의 행복…

   
▲ 소문을 듣고 온 고객들에게 오늘의 메뉴를 공개하는 칼

칼은 퍼시와 함께 보낸 푸드트럭에서의 시간을 통해 자신의 행복을 찾아간다. 일에 치여 피상적으로만 대했던 퍼시와의 관계도 서로의 모자란 것을 채워주며 친해져 간다. 퍼시는 칼에게 SNS를 가르쳐 주고 칼은 퍼시에게 요리를 가르쳐 준다. 퍼시의 SNS덕에 칼의 푸드트럭이 인기에 올라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칼은 SNS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둘 다 맛본 인물이기도 하다. 최근에 많이 보이는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잘 보여준다. 자신이 평론가에게 엄청난 분노를 쏟아 내는 영상이 인터넷에 퍼져 레스토랑을 나온 뒤 셰프로의 재취업 길이 막히게 된다. 결국에는 헬스키친에 출연하라는 재의를 받는 신세가 된다. 칼에게도 사정이 있어 일이 그렇게 된 것인데 그의 분노영상만 본 사람들은 아마 칼의 충고는 몰랐을 것이다.

요즘 인터넷에도 처음에는 마녀사냥을 엄청 당하다가 진실이 밝혀져 억울한 일을 겪는 경우들이 종종 올라오는데 이러한 부분은 순간적으로 정보가 올라오고 퍼져나가는 SNS의 기능이 역으로 작용한 경우같다.

반대로 푸드트럭을 시작하고 나서 퍼시는 칼과의 이동경로를 SNS에 올리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퍼시가 칼의 아이디로 올린 SNS를 보고 칼의 푸드트럭을 찾게 됐다. 칼의 푸드트럭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샌드위치를 사먹게 된다. 이것은 퍼시가 올린 SNS의 위력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칼이 자신의 요리를 되찾았다는 것이다. 칼에게 악평을 쏟았던 평론가는 몰래 칼의 샌드위치를 사먹는다. 그리고 칼에게 샌드위치가 정말 맛있다고 극찬한다. 평론가가 10년 전 칼의 요리를 먹고 느꼈던 기쁨을 10년 후 레스토랑이 아닌 푸드트럭에서 다시 느낀 것이다.

칼은 행복해졌다. 평론가의 도움으로 다시 레스토랑을 하게 됐고 퍼시와의 관계도 회복됐다. 그 힘은 어디에 있었을까? 결국 구심점은 칼의 요리를 향한 열정 아니었을까?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 할 수 없겠지만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도 그들을 위해 할 때 칼은 다시 행복해 질 수 있었다.

혹 행복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그래도 잘 모르겠다면 맛있는 샌드위치를 사먹어 보라. 분명히 행복해 질 것이다.

[자유기고가 김영현]

* 본 리뷰는 이지경제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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