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진 예술감독 "경력증명서…기억이 안 난다"
한예진 예술감독 "경력증명서…기억이 안 난다"
  • 임태균 기자
  • 승인 2015.02.0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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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제작경험 없고…중요 이력 역시 1년 정도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단장)이 최근 불거진 '청와대 낙하산' 논란에 대한 해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한예진 예술감독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한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 등은 한예진 예술감독의 해명이 오히려 의혹을 키웠다며 합동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3일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단장)이 서울 광화문에서 예술감독 취임 및 2015년 사업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30분 정도의 2015년 국립오페라단 사업 발표와 함께 예술감독 선임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간담회로 진행됐다.

한예진 예술감독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문화체육관광부 내부적으로 추천을 해서 장관이 임명한 것으로 안다. 본인을 누가 추천했는지 아는가? 소프라노로서 해외 활동을 많이 했는데 오페라 제작경험이 있는지.

"인선의 대상이고 피추천인이어서 알 수가 없다. 문체부에서 이뤄진 것으로 안다. 오페라를 제작한 바는 없고 제작을 하려고 한 적은 있다. 작은 극장이기는 했는데 연출도 해봤다. 굉장한 이력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내 콘서트를 기획사와 함께 캐스팅 하고 연출을 한 적도 있다. 오페라 제작을 했거나 제작자로서 경험은 없다고 보시면 된다."

-범음악계에서 논란이 크다. (한 감독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1인 시위도 진행 중이고.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자신의 경력이 모자란다고 생각하는가?

"일단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고 계신다. 그 분들에게 섭섭한 적도 있었고 억울한 것도 많다. 난 갓 태어난 아이인데, 물론 속도를 빨리 내야 해서 빨리 커야 하겠지만, 지켜봐주지 않고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유감이다. 여러분들이 말씀하시는 부분은 '어리다' '경험이 없다'다. 한국 정서는 역시 그렇다. 외국에서는 '젊다' '어리다'는 이야기는 열정적이고 신선하다는 이야기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더 강하다. 더 열심히 정신을 바짝 차리려고 한다."

-오페라계와 소통은 어떻게 해나갈 생각인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원로 선생님 중심으로 많은 말씀을 듣고 전 단장님들, 원로 성악가들을 긴밀하게 만나뵐 예정이다. 많은 자문과 도움을 구할 생각이다."

-국립오페라단 단장이 되는데 중요 이력인 상명대 특임교수와 관련 경력 오기 등 논란이 많다. 이 자리가 어떤 자리인가? (문체부는 한 예술감독 임명 자료를 내면서 보도 자료에 2003년부터 상명대 특임교수를 맡았다고 했다. 나중에 이 부분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밠혀지자 2013년의 오타라고 해명했고, 한 예술감독 측 역시 실무자의 실수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 감독이 상명대 특임교수를 맡은 것이 2014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내부적으로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다. 실수이기는 하다. 처음에 문화부가 발표한 것처럼 오류가 있었던 게 맞는 것 같다. 의도적인 방향이 없는 오기다. 상명대 평생 교육원에서 강의를 하다 객원 교수로 임명됐다. 내가 운영하는 클래스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특임교수까지 됐다. 공연을 많이 하는 소프라노다 보니 학교 차원의 홍보효과를 기대한 것도 있지 않았나 싶다."

-경험과 경력 부족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누구나 처음 오실 때는 그 부분에 대해서만큼 비슷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오페라단 단장을 해본 사람만 오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2, 3번씩 하는 경험이 아니지 않은가. 젊고 어린 부분이 단점일 수 있지만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일꾼으로서 열정으로 잘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한 감독이 국내에서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도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세계 무대 경력도 정확히 밝혀달라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에 대해 카더라가 많더라. 대전에 있는 충남대 성악과를 나온 것은 아니고, 충남대를 반학기를 다니다 바로 유학을 갔다. 이탈리아에서는 카스텔란자의 작은 지역에서 '라 트라비아타'로 데뷔를 했고, 거기 여름 페스티벌 야외에서 큰 무대에 많이 섰다. 솔리스트로 활동하면서 학교(밀라노 베르디국립음악원)에서 열어주는 독창회 무대에도 올랐다.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으로 선정이 됐다."

 

-앞서 프리젠테이션에서 밝힌 캐스팅 관련 탕평책은 기존 오페라단의 캐스팅이 편향돼 있다는 생각 때문인가?

"편향됐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국립오페라단은 베스트의 캐스트를 선정했다. 절대로 안 될 사람이나 실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서지는 않았다. 일단 잘 한 부분은 잘해서 오케이다. 다만 우리가 눈을 돌리지 못한 지역과, 중앙에도 마찬가지로 숨어 있는 캐스팅 대상이 있다. 실력이 뛰어난데 학연이나 지연으로 인해 무대에 서지 못한 분들을 발굴하고 싶다."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가 지난 달 30일 오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한 예술감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그 부분에 대해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마음이 굉장히 안 좋고 우울하고 속상하다.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경력) 오기로 시작된 문제고 직원과 미스커뮤니이션으로 (논란이) 불거졌다. 경력 1, 2년을 불린다고 해서 저에게 실익은 전혀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서 유감이다. 벌어진 일이야 어쩔 수 없지만 확대 해석이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없었으면 한다. 다른 액션을 취할 것은 아니다. 검찰 조사를 하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이력서를 제출할 때 경력증명서를 제대로 첨부했는가?

"그 부분에 대해선 기억이 안 난다. 바쁠 때 낸 상황이라. 오페라단 단장이 될 거라고 생각을 못 했다."

-물러날 뜻은 없다는 건가?

"미션을 수행하게 1, 2년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그때도 많이 잘못한 것이 있으면 혹독하게 질책해달라. 일단은 (파문이 일어난 것은) 제 불찰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합동집회를 예고한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

이와 같은 한예진 예술감독의 해명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죄'로 고발장을 접수한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는 의혹만 더욱 증폭시켰다는 입장이다.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경력사항에 대해 단순 '오기'라 주장하지만 처음 문화체육관광부 보도자료에 나온 03년이 13년의 오기라는 것은 일면 이해가 가지만 실제로는 14년이었다"며 "오늘 다시 확인해 본 결과 다시 보도자료가 수정되어 14년으로 표기되어 있다. 같은 말을 3번씩 바꾸면서 어떻게 검증을 완벽히 했다고 말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는 앞으로 1인 시위를 계속할 예정이며 5일에는 광화문에서 합동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번 합동집회는 공연형식으로 진행된다.

[이지경제 = 임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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