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계륵' BMW 220D M [★★★☆☆]
한마디로 '계륵' BMW 220D M [★★★☆☆]
  • 강경식 기자
  • 승인 2015.02.1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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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220D에 대한 세간의 평은 ‘애매모호한 차’로 귀결된다. 한마디로 '계륵' 같다는 것이다. 강한 인상을 주는 멋진 디자인과 ℓ당 16.7Km의 높은 연비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평을 받는 이유는 뭘까?

시승에 사용한 차량은 220D m패키지로 국내 정식 출고된 ‘멜버른 레드 메탈릭’ 색상의 차량이다. 1시리즈 쿠페를 대체하기 위해 새로 구성한 2시리즈 라인업의 쿠페 모델로 기존보다 확연하게 차량이 커진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참 잘생긴”이 차는 BMW 디자인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부분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키드니 그릴을 유지하며 날카로운 헤드램프와 긴 보닛은 이 차가 BMW라는 것을 강조한다.

기존 모델에서 측면부가 짧아보이던 모습을 리어 오버행을 줄이고 넓고 긴 도어를 집어넣은 채 휠 포지션을 뒤로 밀어 극복해낸 옆모습 또한 BMW 디자인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또한 L자형 디자인의 리어램프는 차체의 폭을 넓어보이게 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220D의 강한 인상의 마무리는 실내 인테리어다. 레드컬러의 스포츠 버킷시트와 M스티어링 휠, 헥사곤 타입의 알루미늄 트림은 차량의 스포티함을 한층 높인다.

특히 N47 2,000cc 디젤 엔진과 ZF 8단 자동변속기로 구성돼 184마력과 최대토크 38.8kg·m의 운동성능과, 16.7Km/ℓ의 높은 연비, 동급 유일의 후륜구동까지 이차의 자랑거리는 다양하다.

그럼에도 ‘애매모호하다’는 세간의 평을 듣는 이유는 무엇일까? 확인해 보기 위해 직접 차를 몰고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한 대전까지의 구간에서 시승해봤다.

고속주행에서 스포티함은 압도적이다. 탁월한 코너링과 낮은 RPM에서도 느껴지던 높은 토크감은 동급의 다른 차종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다.

가벼운 차체는 회전반경을 줄여 더 날렵한 움직임을 보여줬고, 즉각적인 반응은 운전의 재미를 가중시켰다. 여기에는 패들시프트도 한몫 거들었다.

한산한 도로에서 속도를 최고 220km/h까지 끌어올렸음에도 안정감 있는 주행으로 이어졌다. 분명한 것은 이 차가 보여주는 퍼포먼스나 디자인 측면에서는 완성도가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속도를 낮추니 가려져 있던 220D의 단점이 하나하나 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신경 쓰이던 부분은 국도를 이용한 주행에서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였다. 서킷이나 고속도로에 적합한 M 바디킷은 왕복1차선 구간에도 과속방지턱이 존재하는 국내 여건을 고려할 때 적합하지 않았다.

고르지 못한 노면을 지나쳐 바로 나타나는 과속방지턱을 피하기 위해 신경이 곤두섰다. 더불어 특유의 깊숙하고 낮은 시트 포지션은 근거리 시야를 방해해 한참을 ‘살금살금’ 다녀야만 했다.

브레이크의 제동성능 역시 차간거리가 좁은 시내주행이 많은 국내 도로의 여건상 시내주행에서는 적합하지 않았다.

딱딱한 서스팬션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노면 상태를 그대로 확인시켜준다. 한 시간 가량의 주행에도 목이 뻣뻣해지도록 지면의 충격을 전해준다.

트렁크 용량과 2열의 공간을 확장한 것이 이 같은 지적을 받는 이유로 보인다. 스포츠 쿠페로서의 감성을 빼앗긴 것이다. “이 차를 몰고 어디를 가야 잘 어울리지?”라는 고민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더불어 이 차에 장착된 낮은 등급의 I drive는 네비게이션을 지원하지 않는다. 종합하면 “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아는 길”에 적합한 차량이다.

 

시승을 마치고 220D에 대한 솔직한 심정은 ‘부족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다. 차라리 공간을 넓히지 않았더라면 ‘소형 스포츠 쿠페로서의 감성’을 지켰을 것이다. 반대로 승차감과 시트포지션의 설계를 평범하게 하며, M패키지가 빠진 상태라면 합리적인 가격의 어디서나 잘 달리는 ‘쿠페’가 됐을 것이다.

M패키지로 출시된 이후 5천만원이 넘는 가격 역시 부담스럽다.

한편 BMW는 과거 세단에 집중하던것과 달리 지난해부터 라인업을 대폭 확장해 다양한 목적과 용도에 맞는 차량을 소비자가 고를 수 있게 됐다. BMW 전체를 놓고 봤을때 고무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이 같은 라인업의 확장은 220D의 자리를 어색하게 만들었다. 정체성을 확인 할 두드러지는 특징이 보이지 않는다. 실제 BMW의 ‘쿠페’ 라인업은 다양하고, 대부분 2시리즈에 비해 탁월하기 때문에 220D의 정체성은 더욱 흐려진다.

[이지경제=강경식 기자]

 

강경식 기자 liebend@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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